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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읽으면서...

인터넷 서점에서

몇권의 책을 고르다가,

박완서님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산문집이 있어서

무심코 샀다.

 

그분의 소설을 좋아하기에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산문도 좋을 것 같아서...

 

마당있는 집에서

잔디를 가꾸며 글을 쓰는

평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작가.

흙을 만지며

씨를 품고 있는 흙의 기척이 부드럽고 따스하여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는

그 작가가

올해가 또 경인년이란 사실에 두려워한다.

 

6.25가 일어난 경인년이 회갑을 맞이한 올해,

온나라가 또 한번 전쟁에 대한 두려움에 떨었었다.

 

박완서님은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는 평화주의란다.

그건 전쟁에 대한 공포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전쟁 때 죽은 이들을 전사자 얼마 얼마

민간인 희생 얼마 하는 통계 숫자안에 도매금으로 넘길 수 없어서,

내 피붙이만은 그 도매금에서 빼내어 개별화시키고,

죽은 숫자에 피를 통하게 만들어,

위로받고 치유받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는 소설.

 

그녀의 첫소설, 나목을 읽었었다.

세세한 것은 물론 잊었지만,

그녀의 그녀가족의 전쟁에 대한 상처를 아파 했었고,

그녀가 치유되길 바랬었다.

 

그녀는 소설로 위로와 치유가 어느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소설가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문대학을 다니며 학문을 하고 싶은 꿈을 꾸었다고...

 

전쟁으로 인해

못 가본 그 길이,

못 이룬 그 꿈이

못내 그리운가 보다.

 

무자비한 전쟁으로 인해

스무살에 성장이 멈춰버렸다는

노작가의 못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을 읽으면서

눈물이 흐른다.

 

지금 내가 로드넘버원을 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녀의 말들이 아프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생명의 소멸은

그 각자에겐 한 우주의 소멸과 마찬가지라서

숫자안에 갇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의 말처럼,

 

로드넘버원이 6.25로 죽어간 생명들에게

영혼을 불어넣어 줘서,

그 모든 죽음에 위로를 하고

전쟁으로 인한 상처입은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가 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한 산문집 첫대목에서부터 울고 말았으니,

아무래도 이책도 가슴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