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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이야기

비밀남녀(못난이주의보37회)

1.비밀남녀

 

영화나 들마에서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

숨기는 키들이 있다.

미스테리물에서는 범인이 누구인가...가

그 예일 수 있겠고

못난이에서는 두 쥔공의 비밀이 그것이다.

 

숨기는 키를 풀어나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먼저 관객들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제시하고

그 범인을 잡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시키는 것과

범인이 누군지를 숨긴채 누군지를 알아맞추는 방법.

 

못난이주의보에서는 전자쪽이다.

 

주인공 몇몇만 모른채

다른 모든 등장인물도 또 시청자인 나도 아는 비밀.

도희가 BY그룹 상속녀란 사실과

준수의 살인전과.

 

그 두개의 키를 어떻게

눈가리고 귀막은 주인공 몇몇에게 노출시킬지

그 스킬이 궁금하다.

그 과정이 너무 거세지 않기만을 바란다.

준수에게 너무 잔인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준수는 자신만 언제든 끝낼 수 있는 패를 가진 줄 안다.

하지만 도희역시 그런 패를 가졌다.

 

그 패를, 그 비밀을 말 할 시점을 각자 미룬채

아직은 연애의 행복함을 만끽하고 싶은 둘은

서서히 불안해 한다.

 

그래서 그냥 있는 그대로 들어달라고

약속해 달라고 미리 다짐을 한다.

 

도희는 거짓말할 이유가 있거니, 이해해 달라고

멀어지면 안된다고 약속을 받고,

준수는 하루라도 빨리 말해야 하는 무엇을

뒤늦게 말하게 되었을 때

욕하고 멀어지고 싶어질 때 꼭 그렇게

멀어져 달라고 부탁한다.

 

한사람은 비밀이 드러나도 계속 곁에 있어달라고 하고

한사람은 비밀이 드러나면 그냥 멀어져 달라고 한다.

 

둘 다 상대방이 원하는 다짐을 해준다.

비밀이 드러나도

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한 준수는

떠날 생각을 하고

비밀이 드러나면

멀어지겠다고 약속한 도희는

곁에 있을 생각을 한다.

 

이 둘의 엇갈린 동상이몽은 어디서 오는걸까?

도희의 비밀은 어찌보면 좋은 것이고

준수의 비밀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이기때문일까?

 

불안하지만 달콤한 연애에 취해 있던

이들에게 드리워진 폭풍의 서막에

순간 덜덜 떨었다, 아직은 더 행복해야 하기에...

준수가 감당해야 할 고통과 번민에 비해

행복의 순간이 너무 짧기에...

 

 

 

 

 

 

 

 

2. 진주

 

웃음도 꾹꾹 참고

사랑도 꾹꾹 참고

아픔도 꾹꾹 참던 진주가

폭발했다.

 

원래부터 재수없는 아이였다고.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심장이 나빠졌고,

아빠가 돌아가셨고,

어쩌면 행복할 수도 있겠다고

기대한 어이와 거기와의 가정도 깨졌고,

엄마도 돌아가셨고,

그래도 어이가 대학도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 어이가 돌연 감옥에 들어갔다.

 

그래서 소녀가장이 된 진주.

어이, 준수에 대한 애틋함과 고마움 그리고 미움을

가슴속에 꾹꾹 가둔채

패악을 떨며 악착같이 동생들 키웠던 진주.

 

어이때문이라며

어이한테 그렇게 나쁘게 하지 않았더라면...

뺨까지 때리지만 않았더라면...이라고

탓하는 진주...

 

준수가 모든 일의 시발점을 자신과 아빠라고

자책하듯이

진주역시 모든 일의 원인이 자신때문이라고 한다.

 

둘 뿐 아니라

현석까지 공남매 셋은 묘하게 그렇게 닮아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탓을 한다.

그래야 정신건강에 이롭다.

내탓을 할 때 내자신을 들들 볶으며 괴로워진다.

물론 그러면서 성장하겠지만...

 

이 셋이 조금은 더 자신들에게 너그러워졌으면...

바래본다.

 

진주는 그날밤의 일이 준수에 대한 애증때문이라 하지만

이또한 그게 다가 아니란걸 우린 안다.

진주도 철수를 사랑한다고.

다만 화약더미를 끌어안고 불구덩이에 뛰어들만큼이 아니란거다.

 

진주가 왜 그렇게

해맑기만 한 철부지 철수에게 자신을 걸 수 없는지

그동안 참 의아했다.

사랑한다면 그깟 시어머니가 문제일까?

물론 결혼한다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결혼전에 과연 그걸로 사랑이 막아지는걸까?

 

그런데 오늘 진주의 아픔을 이해하니,

진주의 망설임이 공감이 갔다.

아마도 준수역시 그래서

진주의 사랑을 응원하지 못했으리라...

진주가 더 아파지는걸 원하지 않으니까...

 

이미 그 불구덩이 안에 들어서 있는 경험자로서

그게 얼마나 불안한지, 괴로운지 아니까...

 

세 동생들 걱정에

도희동생들 걱정까지 해야 하는

오지랍 준수.

 

현석과 도희의 만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기대되기도 한다.

한단계 한단계 비밀로 접근하고 있으니까...

 

범인은 잡혀야 하고

비밀은 풀려야 하니까....

 

 

 

 

 

 

 

에휴~ 짤 주워 오는 것도 힘들다.

<좐갤 짤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