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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혁이야기

은채, 무혁을 만나다.

미사 16회까지 강행군을 했다

너무 팔과 마음이 힘이 들어서

더이상 끌었다가는 올 겨울도

이렇게 무혁이로 끝장나 버릴 것 같아서,

후딱후딱 해치웠다.

 

하하, 그럼 안보면 되지 않냐고?

내가 또 일단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 하는 요상한 성격이다.

 

그런데 막상 끝내고 보니,

맘이 허전하고 시려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또 하릴없이

눈물 찔찔 짜면서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이려 한다.

 

정말 쪽팔린다.

무혁이는 시종일관 쪽팔리는 짓 안하고

시종일관 폼생폼사 멋드러진 놈이었는데,

그놈을 사랑하는 나는

그놈을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폼과는 무관해져 버렸다.

누구말대로 모냥 빠지게 되어버렸다.

  

*************************************************

 

살아서 지독하게 외로웠던 그를

죽어서까지 혼자 둘 수가 없었습니다.

내 생애, 이번 한번만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죽겠습니다.

 

머리속이 하얗게 비어간다.

팔다리가 움직여지지 않는다.

심장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게 죽음이란걸까?

사람 죽는게 그렇게 쉬운게 아닌데...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맞아요? 또 꿈인가요?

꿈이라면 깨지 않게 해 주세요.

 

아저씨 맞아, 돌팅아~

나 지금 니 옆에 있어~

우리 돌팅이, 많이 이뻐졌네...

살이 많이 빠졌네.

늘씬해졌네? 이제 미스호주보다 훨~ 이쁘다.

 

아저씨~ 그렇게 의리도 없이 혼자 가버리냐?

내가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아저씨 목소리, 돌팅아~ 은채야~

아저씨 눈, 아저씨 코, 아저씨 입, 아저씨 얼굴

얼마나 그리웠는데...

 

잊으랬잖아~

쪽팔리니까 잊으랬잖아~

와~ 돌팅이~ 말 디~~게 안듣는다~

 

이젠 아저씨 놓지 않을거야.

절대 놓지 않을거야.

 

은채야~

한달만 생각하다가

한달만 슬퍼하다가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코미디프로 보고 깔깔깔 웃기도 하고

그럴거라면서

깨끗이 잊어준다면서...

왜 그랬어?

왜 못잊었어?

왜 윤의 곁에 있지 않았어?

 

잊을 수가 없었어.

잊혀지지가 않았어.

집을 나서면 아저씨가 담벼락에 서있고,

내 발길은 아저씨 집으로 향하고 있었어.

아저씨 목소리가 귓가에서 속삭이고 있었어.

 

돌팅아~ 굿모닝~

돌팅아~ 괜찮아?

돌팅아~ 춥지?

 

나... 아저씨 곁으로 와도 되는거지?

아저씨 곁에 있어도 되는거지?

 

우리 돌팅이~

말 안듣는 돌팅이~ 가여워서 어쩌냐?

그래~~~~~~~

같이 있자,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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