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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혁이야기

16-2 왜 버렸어요?

 

최윤! 

은채... 갔다...

집에 갔다, 은채...

 

생각해 보니까 우리 둘이 술도 한번 안마셨다.

 

술 버리고 물 채우는 위조 제주업자. 무혁.

쭈그리고 있는 폼이 걍 이뻐서...

 

서경과 갈치의 이불을 덮어주는 윤이 따뜻하다.

 

형이 나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내가 은채를 그렇게 사랑했는지 죽을 때까지 몰랐을거야.

 

형하고 은채...

그렇게 좋아서 죽겠다는 사람들 갈라놓고 고통스럽게 하지도 않았을거구...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나?

은채 데려와 그렇게 뒤통수 쳤는데 하고 싶은 말 없어?

 

할 말은 없고 그냥 몇대 패주고 싶었지.

 

패 봐~ 그럼~

귀여운 동생 윤이.

 

너, 나한테 맞으면 죽어, 임마~

어차피 형, 나 죽여 버리고 싶어 했잖아.

 

우리... 같이 죽을까?

같이 죽자... 우리 같이 죽으면 우리 엄마 어떻게 되는지 보게 같이 죽자.

형이 꿈꾸던 복수보다 훨씬 더 멋진 복수일걸...

 

어머니... 무혁이와 윤이가 죽습니다.

당신의 보석같은 아들 윤이와 쓰레기같은 아들 무혁이가 함께 죽습니다.

 

당신이 어쩔 수 없이 버렸던 아들 무혁이와

그 무혁이를 못잊어서 그 아들 대신 키웠던 윤이가 함께 죽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야 그게?
 

나, 엄마가 데려다 키웠어.

입양아야, 나...

 

다른게 있다면 형은 다른 나라에 버려진거고

그래도 난 운좋게 내나라에서 거둬졌던거지.

 

사정이 있었을거야.

피한방울 안섞인 나때문에 목숨까지 내놓겠다는게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같은 사람이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을 버렸다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거야.

 

형한테 내자리 뺐길까봐 형 돌아왔단 이야기 못했어, 엄마한테...

가서 말할게...

형이 어떤 사람이든 우리엄마... 형, 반겨주실거야.

 

헛된 미움.

 

허...

 

윤아~~~

 

못들어 갑니다.

윤의 병실을 막아서는 무혁.

 

못들어 간다고요.

 

넌 뭐야? 비켜, 비켜...

 

윤아~~~

 

 

 

왜 버렸어요?

 

무슨 피치 못할 사정으로 버렸어요?
 

남의 새끼도 그렇게 훌륭하게 잘 키운 사람이...

 

자기 새낀 왜 버렸어요?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왜 버렸어요? 무슨 피치 못할 사정으로 버렸어요?

네???

 

은채 아빠...

 

자네 아버진...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네...

 

내가 버렸네...

 

자네와 자네 누이, 채 눈도 못뜬 핏덩이를 내가 내다버렸어...

 

미혼모 자식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자기 엄마 인생까지 망가뜨리며 그렇게 불행하게 서로 곪아가는것보다는

그러는게 자네 어미를 위해서도 자네들을 위해서도 더 나을거라고 그렇게 믿었었네..

 

쌍둥이가 태어난 것도 몰라...

자네 어미는 아무것도 몰라...

 

태어나자 마자 죽었고,

화장까지 해서 내손으로 뿌렸다고 그렇게 내가 말했었네...

 

몇번이고 말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네...

오들희가 고통받는건 참을 수가 없었네... 

 

 

다시 말해봐, 뭐라고? 아저씨?

 

자네 아버지때문에 자네 엄마 가슴에 얼마나 피멍이 들었는지 아나?
 

그 상처 다시 되풀이되는것 난, 죽어도 못봐.

 

그럼 내 인생은?

내 누나랑 내 인생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 있어?
 

난 당신때문에 내 엄마를 증오하는데 내 남은 인생을 전부 쓰고 있어. 알아?

 

미안해?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평생을 속죄하겠네...

 

받아야 할 벌이 있다면 달갑게 받겠네...

 

그래... 벌 받아...

 

 

꼭 벌 받아, 아저씨...

 

 

  

 

 

 

 

은채...

사랑해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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