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구토가 잦구나.
그새 난 잊어버렸네.
근데 맵고 짠 깍두기 그렇게 물과 함께 먹으면
누구래도 토하긴 하겠다.
은채는 괜찮을까?
이제 김치 담가줬으니 떠나는구나.
은채 가방 한번 쳐다보고
누나 꼬라지 한번 보고
니네 엄마 왜 또 울어?
미친개가 쫓아와서 바지에다 오줌 쌌어요.
서경이 무서웠겠구나~~
그 와중에도 무혁에겐 말하고 싶지 않은지
야! 이갈치???하며 속상해 한다.
잘했다, 참 잘했다.
뭘 잘했다고 울어? 조용히 못해?
이 아저씨 진짜 못됐네.
누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너나 조용히 해, 너나...
그렇게 가르쳐줘도 정신을 못차렸냐? 못됐어 진짜.
ㅋㅋ 혼날 줄 알았어. 맞을 줄 알았어.
근데 무혁이 정말 은채에게 많이 맞는다.
은채랑 결혼했으면 맞고 사는 남편 되었겠다.
언니... 나두요, 바지에 오줌 잘 싸요.
바지에만 싸나? 이불에도 싸지.
언닌 이불엔 안싸요?
나는 이불에 오줌 안싸요. (당당서경)
내가 망봐줄테니깐 얼른 씻어요.
아니, 내랑 같이 씻을래요?
가요~
누나를 달래는 은채의 따뜻한 말에
우리 무혁이가 또 감동받았구나.
은채를 따라 눈은 따라가고.
난 모자밑에 삐져나온 네 파마머리에 반한다.
저 여자라면...
누나와 갈치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도 같다.
따뜻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 또 왜 그렇게 구부정하니 앉아있어?
머리가 또 아프니?
왜 네 뒷모습은 네 등은 그렇게 슬픈거니?
잡고 싶다.
영원히 은채가 담가주는 김치를 먹고 싶다.
은채와 서경의 두런거리는 목소리를 좇아 살핀다. 기웃거린다.
뭐하지? 아~ 궁금해.
저 뒷모습. 너무나 쓸쓸해서 안아주고 싶은 뒷모습.
고개숙인 뒷모습.
하늘도 한번 쳐다보는 뒷모습.
에라~~ 넘 오래 걸린다. 누워나 있자.
누워있는 무혁에게 무혁의 호주옷을 덮어주려는 은채를
갑자기 무혁이 확~ 덮친다.
확~ 안는다.
내 심장은 또 쿵! 떨어졌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은채야...
힘들게 안할게. 가지 마라...
헉! 숨을 멈추는 은채.
나도 숨을 쉴 수가 없다.
이렇게 꽉 껴안는 남자를
이렇게 꽉 잡는 남자를 어떻게 떠날 수가 있겠는가?
은채가...
미스호주도 아니고 맘여린 은채가...
무혁이, 잡는거 성공했네...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거야.
잘했어. 잘 잡았어.
사랑은 잡는거야.
그래, 보기만 해도 좋잖아.
그렇게 네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기잖아.
그렇게 이뻐?
또 그렇게 폼잡고 서있네?
하늘 보니?
저 여자만 내 곁에 있다면...
그래, 그렇게 망설이지 마.
맘껏 잡고 맘껏 행복하렴.
아주 미묘한 차이를 갖는 무혁의 표정.
그 중 가장 예쁘고 멋있고 감동깊은 표정을 잡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표정 하나도 놓칠 수가 없다.
꽉 다문 입매는 그의 쓸쓸함을
조금 벌린 입매는 그의 허망함을
설핏 미소짓는 입매는 그의 조심스런 행복을
고개숙인 모습은 그의 외로움을
위를 보는 모습은 그의 갈망을...
아주 미묘한 차이로 나를 사로잡아서
고르지 못해서 몽땅 다 올렸다.
비슷비슷한 사진을 왜 이리 올렸을까?
궁금해 할까봐.ㅋㅋ
그는 이렇게 섬세한 표정으로
섬세한 눈빛으로 섬세한 입매로
섬세한 얼굴 각도로
연기를 하는 배우다.
그는 또 등으로도 연기를 하는 배우다.
내가 그의 뒷모습조차 버리지 못하고 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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