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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이야기

흔들림(못난이주의보102회)

1. 흔들림

 

한치의 망설임없이 했던 선택,

그리고 한번의 후회도 없었던 선택,

그러나 거짓말에 거짓말을 하나 더 보태는 오늘

준수는 과연 그 선택이 옳았던가? 의심을 한다.

흔들린다.

 

과연... 한번의 후회도 없었던가?

후회는 없을지 몰라도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늘 흔들리는 준수는 보아왔다.

 

출소후 진주네집을 첨 찾은 준수,

잘 자란 나리,

검사가 된 현석,

똑부러진 헤어디자이너가 된 진주를

보며 준수는 눈물을 글썽이며

본인의 선택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감격했다.

 

그것은 과연 옳았는지,

분명 이길이 옳다고 확신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의심이 들었기때문에

그 확신이 필요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나리가 악몽을 꾼다는 사실에

현석이 죄책감에 시달리며 산다는 사실에

놀라며 도희에게

길을 잃었다며 멍한 표정으로

절망할 때 역시

준수는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고민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전 현석에게

과연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나?

의문을 던진 적이 있다.

 

현석이 지금 우리 넷이 함께 있는 것,

모두 형때문이란 말에

또 준수는 의문을 접고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다시 확신했다.

그거면 돼... 그거면 돼... 되뇌이면서...

 

그날 이후,

준수는 늘 그렇게 의심하고 흔들리면서도

이게 옳은 선택이었다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그렇게 자신을 다잡고 살았다.

 

왜 큰오빠가 피를 묻히고 있는거야?

나리야, 그건 피를 묻히는게 아니라

피를 닦고 있었던 거야.

 

아닌데... 오빠 얼굴은 깨끗했는데...

그건 네가 너무 힘들어서 잊고 싶은 기억이어서

기억을 왜곡시키는거야.

 

다행히도 이쯤에서 나리는

기억의 이야기를 접는다.

그 이야기가 현석도 준수도

힘들게 할거라는 속깊은 맘에서...

 

나리야...

이 이야기, 작은오빠에겐 하지마.

어쩌면 그날 그 기억에서

가장 괴로운건 작은오빠일거야.

 

큰오빠는 이미 죗값을 치뤘지만,

작은오빠는 그일이 자신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어...

 

그일로 나리가 무서운 꿈을 꾸고

작은오빠가 죄책감에 시달리고 살고,

정말 미안해...

 

그렇게 어린 막내를 달래며

예쁜 꿈만 꾸라며

바래다 주는 준수의 마음.

 

예쁜 꿈만 꾸겠다고 다짐하는 나리도

예쁜 꿈만 꾸길 기도하겠다는 준수도

이 최면이 얼마나 갈지,

진실이 얼마나 더 덮여질지 확신하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만 모면하고 싶을 뿐...

큰오빠가 괴로워하는 기억을 자꾸 들추는게

미안했던 나리도 그냥 덮고 싶고,

무서운 꿈을 꾸고 자꾸 진실을 향해가는

나리의 기억이 무서운 준수도 덮고 싶고.

 

지금은 그 둘의 맘이 일치해서

또 이렇게 흘러간다.

 

준수가 바라는 것처럼...

과거로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미래로 아래로 천천히 흐르는 강물처럼...

 

나리와 준수의 V자 굿바이 인사와

준수의 애틋하고 간절한 눈물글썽으로

이들이 예쁜 꿈으로 가리고 싶은

진실을 그냥 또 묵인한다, 나는...

 

그리고 자꾸 반복되는

자기복제씬 역시

준수의 아름다운 눈물그렁으로

아름답고 슬프고 감격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자기복제는 한번이면 족하다.

자꾸 반복되면 지긋지긋해질 것 같다.ㅠㅠ)

 

준수는 과연 나리에게 말한 것처럼

십년형을 살고 나왔기때문에

홀가분한걸까?

 

도희옆이 아니면,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면서...

늘 죄책감에 시달려 왔으면서...

늘 이 선택이 옳았나, 의심했으면서...

 

오늘 도희옆에서 악몽을 꾸며

그날의 기억을 다시 되새기며

준수는 다시 또 이대로

천천히 흘러갈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될 수 없음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보면서

깨닫나보다...

 

한강변에서 도희를 안고

강물처럼을 읊어대는 준수는

왜 또 그리 아름다운가?

왜 또 그리 아름다운 각도의 턱선을 보여주는가?

 

그 아름다운 턱선과

슬픈 눈망울에,

걍 그래그래~

흘러가자...고 나도 같이 동조해준다.

 

2. 4:1

 

이거 원...

이렇게 유치한데도 나는 웃을 수가 있구나.

너무 유치하니, 이젠 비웃을 여력도 없구나.

ㅋㅋㅋㅋ

 

주영의 쇼생크탈출 작전에 동원된

곧 나본부장님이 되실 나실장님,

디자인실 총괄팀장 천재 나인주팀장님,

디좌인 에이팀장님.

 

무슨 이게 농구시합이냐?
야구시합이냐?

둥그스레 모여서 손을 부딪히며

화이팅을  외치며 작전 스타트~

 

다큰 주영을 세사람이 몸으로 가린다고 가려지냐고?

그 여자 보디가드는 무슨 터미네이터냐고?

4:1로 붙어서 몇주먹에 제압한다.

으~~~~ 무슨 소머즈 배경음악이라도 나올 기세.

 

여기까지도 웃기고 웃긴데,

저~~~~~ 머~~~~얼~~~~~리~~~~서,

울 순정이변,

씨~익~ 입꼬리 올리면서 비웃고 있다.

 

도희, 인주샘, 에이팀장 쓰러져 있고,

주영과 소머즈 보디가드는 실갱이하고 있고,

이변은 비웃고 있고,

주영엄마는 민망해 하고....

 

에구야~~~~~

한참을 박장대소했다.

 

이렇게라도 웃게 해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ㅋㅋㅋㅋㅋ

 

오늘의 엔딩역시 이변이 장식했다.

멀리서 4:1 격투씬을 감상중이시던 이변께서

드디어 나도희에게 뿌렸던 사랑을

회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아구야~~~~

일과 사랑의 갈림길에 있던 이변,

나사장님의 단호한 동업자 거절로

그만 일을 선택하시게 되었나보다.

무슨 분석결과 빨리 달라고 전화로

닦달하더니, 도희에게 사랑회수선언한다.

 

사랑도 회수할 수 있나?

이게 뭐 클레임 걸려 반품회수해야 하는

불량제품이냐? 사랑이?

 

참참참....

그게 또 뭐 그리 대단한 선언이라고,

우리의 쥔공 준수와,

쥔공애인 도희는 입이 쩍 벌어져서

놀라고 엔딩이다.

 

흠~~~ 오늘은 스타트는 비장하게,

엔딩은 유치찬란하게~였다.

 

 

 

 

 

 

 

 

 

 

<좐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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