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과 유사한 발달장애질환?)을 가진 칸은
엄마로부터 세상을 배워나간다.
세상엔 두종류의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힌두교인과 이슬람교인이 아니라
그저 좋은 행동을 하는 좋은 사람,
나쁜 행동을 하는 나쁜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세상을 배운다.
서방세계는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뉜다.
그리고 9.11전과 후로 나뉜다,라고...
엄마가 세상을 떠난후
동생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사랑하는 만디라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들 샘과 함께 행복을 누리는 9.11전,
그리고 9.11로 인해 바꾸어진
이웃들의 시선, 냉대, 차별, 오해를 견뎌야 하는 9.11후.
차별, 오해의 비극이 고스란히 만디라와 칸에게 덮쳐
마침내 칸은 집을 떠나 미국대통령에게
"내이름은 칸이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는
말을 전하러 떠나야 한다.
무슬림 자체가 테러리스트는 아니라고 외쳐야 하는 상황이다.
세상의 폭력은 어떻게 존재하게 된 것일까?
고대로부터 정복하고 정복당하고,
끊임없이 나라가 생기고 없어지고 하면서
민족간에 종교간에 증오가 싹트고
그런 증오가 유전자로 심어지면서
지구는 차별, 편견으로 가득차버렸다.
흑인이냐 백인이냐에 따라 좋고 나쁨이 정해지고
기독교인이냐 이슬람교인이냐에 따라 좋고 나쁨이 정해졌다.
그러한 것이 편견으로 자리잡아
서로를 향해 칼을 갈고 있다.
누가 먼저 총을 겨눴냐고
누가 먼저 테러를 했냐고 따질 수 있는 것일까?
누가 나쁘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칸의 엄마의 가르침대로
세상엔 그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고,
편견을 갖지 말고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할텐데
단순할 수만 없는 복잡한 구조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럼에도 그 단순한 논리가 진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영화는 어쩌면 무겁고 복잡한 이야기를
아주 경쾌하고 신비롭고 단순하게 풀어나간다.
마치 최면에 빠지는 것처럼 스르르 영화에 빨려들어갔다.
인도영화 특유의 밝고 경쾌한 리듬이 상쾌했다.
그리고 칸이 끝내 불행해질까봐 걱정도 되지 않았다.
인도영화는 무조건 해피엔딩이라지 않는가?
인도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
마지막장면에 꼭 등장하는 노래와 춤을 기대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했다.
조금 서운하더라.ㅋㅋ
그리고 왜 꼭 칸은 미국대통령에게 외쳐야만 했을까?
아~ 미국에서 당한 일이니 그렇지,하고 이해했지만
그래도 왠지 마지막 등장하는 미국대통령의 모습에
씁쓸한 맘이 들더라.
이 마음은 뭔지...
그래~ 사랑하라지 않는가?
얼마나 영화에 몰입하고 감동을 했던지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발달장애를 앓는 아들을 대하는 엄마의 지혜로운 사랑,
청춘남녀의 발랄한 사랑,
폭력의 고리는 칼이 아닌 사랑으로 끊는다는 인류애까지
종합선물세트였다.
노래가 무척 인상깊었다.
참, 그리고 주인공 칸이 울나라 배우 권오중 닮았다.
ㅋㅋ 그래서 사실, 가끔 웃음이 나와 몰입을 못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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