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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이야기

떠났던 날을 기억하기 싫다.(못난이주의보49-1)

난 들마속 허상과도 사랑을 한다.

허상과의 사랑은 신기루다.

만지면 부서져 사라진다.

마치 나인, 아홉개의 향에서

한번 쓴 향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비록 허상과의 사랑이지만

만질 수는 없지만

할 건 다 한다.

 

미칠 듯 설레기도 하고

터질 듯 벅차기도 하고

타는 듯 쓰라리기도 하고

또 화나기도

섭섭해서 토라지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준수도 보기 망설여지고

또 들마가 끝난 후 습관처럼 숙제처럼

이제는 숙명처럼 되어버린 글쓰기도 지겨워졌다.

 

그래서 저녁약속을 잡고 외면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심한 척

이렇게 잊는거야,라고 애써 다잡으며

내내 견디다가

결국은 잠못들고 안절부절 못해

가족들 모두 잠든 틈에 나와

다운을 받고 캡쳐를 하고

이러고 있다.

 

아! 난 아직 약자다.

아직은 준수를 사랑하고 있다.

오늘 하루 괜히 튕겼다가

하룻밤 잠만 날렸다.

 

어제 수트빨 후지다고 심통부린게 미안해서

젤로 폼나는 걸로 컷.

다시봐도 이건 아니다...ㅋㅋ

 

 

 

 

 

준수가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게 또 이쁘다.

도희랑 커피 쪽쪽 빨아묵는 것도 귀엽고.

 

 

 

 

파리유학제의,

역시 준수는 거절하고

도희는 반긴다.

도희는 정말 평강공주다.

투자를 아끼지 않고 기다림도 기꺼워 한다.

 

 

 

 

 

 

 

삼년이란 시간, 어찌보면 짧은 시간이라고

공부하고 오라는 도희,

그 삼년동안 도희옆에서 공부하고 노력해서

유학만큼의 성장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준수.

 

한번 떠나봤다고,

그런데 그 며칠동안도 기억하기 싫을만큼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만큼

지옥이었다고 한다.

꼭 도희곁에 있겠다고...

물론 나레이션으로...

 

아! 몇시간이나마 준수를 외면해 보겠다고

잊어보겠다고 튕겨보고 떠나봤던 난 알겠다.

그게 얼마나 지옥인지....

아직 사랑한다면 절대 함부로 떠날 게 아니다.

아직 미련이 있다면 함부로 이별을 논할 게 아니다.

 

도희가 돌아서야만

애틋하게 쳐다볼 수 있고

도희의 등만 사랑할 수 있는

겁장이 준수의 시선이 가엾다.

 

 

 

 

철수 참... 깝깝하다.

제여자 하나 엄마로부터 지켜내지 못할 것 같은 유약함이라니...

그래도 철수는 참 착하다.

온리 진주다.

적어도 겁장이는 아니다.

공씨형제가 지금 철수를 깝깝해야 할 처지는 또 아닌 듯하다.

 

 

 

 

 

 

 

 

 

현석과 단둘이 있을 때 준수는

진주와 있을 때와는 또 다르게 형의 향이 물씬 풍긴다.

진주에겐 무조건적으로 감싸안는 오빠라면

현석에겐 남자대 남자로 다가서는 의젓한 형이라고나 할까?

남자들의 세계를 잘 모르지만 암튼 좀 다르다.

이 둘이 있는 모습이 참 좋다.

뭐 또 비주얼 지상주의 이놈의 눈때문일 수도.

 

둘은 서로의 사랑을 염려한다.

한사람은 겁장이처럼 물러설 궁리만 할까봐

또 한사람은 친구를 잃을까봐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봐...

역시 현석이 정리를 한게 잘헀다.

준수는 끊지 못한다.

 

근데 준수는 진정 현석이 도희와 잘 되길 바라는걸까?

츠암나~ 도통 이해못할 형제애다.

 

 

 

 

술한잔 들어간 준수의 저런 표정이 참 좋다.

 

 

 

 

 

 

친구 현석의 말을 좀 더 잘 들어주라고 당부하는 준수.

자신은 이제 친구가 아니라 도희의 말을 많이 들어줄 수 없다고 하는 겁장이 준수.

한대 치려는 것, 꾹 참는 도희.

 

 

 

그리고 다가설 수 없는 준수의 애절한 눈물.

이렇게 아프더라도 곁에 있고 싶은 준수.

애써 외면하며 돌리는 준수의 시린 등과

그런 준수의 등을 아프게 바라보며 지쳐가는 도희,

둘이 가엾다.

 

 

도희의 삼고초려.

김인주샘을 BY로 영입해 준수를 키워보려 한다.

아직은 몇번 더 찾아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