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밀회3회)
행복한 고민이다.
오늘 저녁 신의 선물 8회를 볼 것이냐?
밀회 3회를 볼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으이구~
삶과 죽음의 근원적 물음을 했던 햄릿까지는
아닐지어도 적어도 이런 물음은
갖지 말아야 할 것인데...
차라리, 오늘 저녁 메뉴를 걱정하던
줌마들의 고민이 더 고차원적인 것 같다.
한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나의 이 지루한 시간들을
채워주고 있는 소중한 들마들이다.
신선은 이제 슬슬 문신남의 정체가 밝혀질 듯하고,
승우오빠, 기동찬과 기동우 형제의
십년전 미스테리가 풀릴 듯하고
정말로 이성과 정의의 테두리속에서 보호되고 있던
남편 김태우의 불륜이 벗겨지면서 사건과의 연결고리가
채워질 것 같다.
궁금해 죽갔다.
이거 원 하루 지나서 보니,
나도 모르게 접하게되는 스뽀로 이야기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참 아쉽다.
글타고 아~~~ 눈물 그렁그렁 애처로운 선재를
담날로 기약할 수도 없다.
신선은 궁금증에 미쳐 돌아가시겠지만,
선재는 지금 목하 사랑중인 캐릭터다.
이녀석, 말을 하는둥 마는둥,
뭉개면서 말하는게 가끔 대사가 정확하지 않고
잘 들리지 않아 답답해 숨넘어갈 지경이지만,
(왜냐?? 대사 하나, 숨소리 하나,
표정하나 놓치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그마저도 세상살이에 닳고 닳지않은 순수함,
서투름의 표현같아서 사랑스럽기만 하다.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
게다가, 키스하다말고
농염하신 혜원씨가 들어가자고 하질 않는가?
헉~ 어디를????
키스를 연장시킬건지, 스탑시킬건지 궁금하기만 하다.ㅋㅋ
역시, 오늘 밤 본방은 밀회로 결정.ㅋㅋ
참 거창한 고민이고 중차대한 결정이다.ㅎㅎ
1. 여인의 향기
발에 붙은 끈끈이 떼기 프로젝트 진행팀장,
이선재, 이녀석의 떨림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온다.
끈끈이를 곱디고운 발에 붙인 혜원을 번쩍 들어올려
어디로 가나 했더니,
욕실로 직진이었구나. ㅎㅎ
그리고 끈끈이의 천적 미끄덩 콩기름 찾느라
주섬주섬...
여기저기 어수선하게 열어젖히고 찾아
짜안~하고 선생님앞에 놓는다.
이거 콩기름.
이거로 문지르고 비누로 씻으면 잘 벗겨져요...
으이구~ 많이 해본 솜씨구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
아마도 철부지 여친이 놀러온 첫날
그렇게 끈끈이에 붙지는 않았는지...
그때 찾아온 불청객.
철부지 여친과 남친.
부랴부랴 훠이훠이 제거하고
들어오다보니,
샘의 예쁜 힐이 뒹굴고 있다.
사실, 대충 가지런히 놓여있더만..ㅋㅋ
그래도 더 가지런히 정돈하고 싶은 맘이었을까?
왜냐?? 샘의 예쁜 발이 들어갈 신발이니까...
두근두근...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에
숨소리마저 거칠다.
숨을 크게 쉬어보지만 소용없다.
자꾸만 숨이 모자르다.
저러다 선재 숨넘어갈까 걱정이었다.ㅋ
노련하신 혜원샘,
너~~무 떤다,
좀전엔 제법 과감하더니...
죄송합니다...
덜덜덜덜 선재왈~
뭐가???
짓궂은 샘왈~
너무 과감해서요...
아뇨, 너무 떨어서요...
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는 선재.
뭔말인지...
다 알면서 모른척 하시는 내숭9단 혜원샘.
은근 선재의 설렘과 떨림을 즐기신다.
물론 그런 설렘과 떨림을 바라보는
혜원역시 노련하고 여유있는 웃음뒤로
떨림을 감추고 있다.
정말 잘 벗겨진다며
열심히 콩기름칠 하시는 혜원샘과
새하얗고 고운 발을 바라보다
그만 숨이 넘어갈 지경인 선재,
보이지도 않은 하늘 한번 쳐다보고
한숨한번 쉬더니,
상황정리한다.
아~ 이 끈끈이와 콩기름씬.
하얀 발을 씻는 혜원과
하얀 발에 꽂힌 선재의 모습이
왜이리 이쁘고 설레는걸까?
3회의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중에서도
나는 이 첫씬에 포옥 빠져서 몇번이고
보고 또 봤다.
쿵쾅쿵쾅 선재의 심장소리와
은근한 혜원의 떨림에
내가 그들과 혼아일체가 되어 버린듯,
그 둘에 반해버렸다.
선생님의 겉옷과 핸드백을 가지런히
행여 구겨질세라 조심조심
제팔에 걸아 혜원에게 전해준다.
교수님 기다리시니 어서 가시라고...
연주는 낼 예비소집후에 가서 들려 드리겠다고..
아마도 지금 그 떨리는 심정으로 연주는
물건너갔기때문이 아닐까??ㅎㅎ
그리고 번호를 당당하게 요구한다.
교수님번호로 하면 된다고 하니,
교수님말고 선생님번호를 달라고
무대뽀로 요구한다.
때론 너~무 떨어 아무말도 못하고,
때론 이렇게 과감하게 할 말 다한다.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 법이다.
과감할 때는 과감해야 하는 법이다.
선재는 순수함에 서투르지만,
이렇게 제 표현에는 저돌적이다.
울 선재의 오글토글 고백대사.
으~~~ 사랑스러워.
정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녀석이다.
교수님이 네 선생님이지,
내가 왜 네 선생님이야?
또 내숭9단 혜원샘왈~
싫은데요, 아닌데요.
투박 진솔 선재왈~
왜냐면요,
첨 만났을 때 그렇게 정해졌어요.
운.명.적.으로....
운명적이란 말을 할 때는 선재 자신도
좀 쑥스러웠을지도...
발음을 뭉개는 걸 보면...
택배일을 하다보면 매일매일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요.
근데 그 사람들은 제가 누군지 관심이 없어요.
저도 물론 관심이 없고요.
근데 선생님께서는
제 연주를 더 듣겠다고 하셨고,
제가 어떤 놈인지 관찰도 해주셨고,
또 제가 어떻게 사는지도 물어보셨고,
또...저랑 같이 연주도 해주셨어요.
그니까...
저는 그날 다시 태어난 거나 마찬거지예요.
제 영혼이... 거듭...난거죠...
선재의 고백에 진심 황홀한 혜원샘,
노련하게 '과하다, 너도 오글거리지?'라고
분위기를 희석시키려 한다.
아닌데요... 진심인데요...
뚝심으로 분위기를 지키는 선재.
제 진심을 전달하는 뚝심선재,
멋지다.
선생님이 왜 제 선생님인지
더듬더듬 서툴지만
뚝심있게 적확하게 표현하는 선재의
이 대사에 울컥했다.
선재의 사람에 대한,
말과 영혼이 통하는 사람에 대한 갈망과
드디어 그런 사람을 그런 스승을 만난
선재의 희열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두근두근 떨려서 잠을 자지도
연습을 할 수도 없는 선재가 갈 곳은??
ㅎㅎ 막귀형.
막귀형, 내가 제대로 귀인을 만났어.
내가 어떤 사람앞에서 제대로 연주를 했는데,
그게 대박~ 서한대 음대 정시치래서 원서넣었어.
오혜원 실장이라고 들어봤어?
스펙이 장난아니고
더 죽이는건 카리스마.
무섭고 화끈하고 재밌는데 열라 우아해.
난 그런 사람 첨봐.
심지어 발도 이뻐.
여자발에 꽂혔다면 이상한거야??
요점이 뭐냐는 내숭막귀형의 추임새에
여인의 향기, 나 지금 쓰러지기 직전.
맛이 간거지...라고
정확하게 솔직하게 말한다.
사랑은 알리고 싶은건가보다...
한마디로 어떤여자에게 뻑이 간거냐고
저급하게 물어주시는 눈높이 혜원샘의 채근에
그렇게 말하면 너무 싸보이고...라고
제 마음의 격을 지키는 수비대 선재.
천재답게 아름답고 적확한 언어구사를 한다.
사로잡힌 영혼,
몸과 마음 다 송두리째...
그녀와의 슈베르트 판타지아 연주,
절정 그자체였다며
나는 여신께 모든걸 다 바쳤다고
순수하지만 농밀한 표현을 한다.
선재의 운명적 스승론에 대한 고백에 이어
심지어 발까지 이뻐,
발에 꽂혀 여인의 향기에 쓰러지기 직전이라는
사랑고백에
그야말로 황홀 그 자체로 쓰러지기 직전인
혜원의 표정, 그대로
이둘의 구여운 채팅을 지켜봤다.
아~ 유치한 사랑의 시작이다.
아름다운 유치함이다.
2. 불효자는 웁니다.
아~ 쪽팔린다.
잘 치고 싶어서 긴장했더니,
지적질에 막대기교정까지...
흑심, 사심, 잡심 만발이라는 막말세례까지...
겨우겨우 진정하고 연습끝내고,
교수님과 선생님의 오케이싸인을 받고
데려다 주신다는 교수님의 제안을 절래절래 거절하고
부끄러워 쌩하니, 집에 달려온다.
아~ 창피해, 쪽팔려~
스승앞에서 부족함 들킨 것 당연하고
교정받고 지도받는 것, 당연한데,
왜 그것이 쪽팔리고 부끄러운 건지도 모른채,
괜시리 엄마에게 툴툴거린다.
그녀앞에서 근사하고 싶은 맘,
잘 치고 싶은 맘,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싶은 맘...
그런 맘들이 무참해졌다.
그래서 쪽팔린다.
그저 혼자 있고 싶은데,
자꾸 말을 붙이는 엄마...
고생만 시켜서 늘 미안해 하는 엄마,
그래도 잘되길 바랬다는,
그래서 피아노도 안팔았었다는
엄마의 생색내기...
자격지심에 미안해 하는 모습도
버럭 생색내는 것도 모두 싫다.
알아, 알아...
엄마가 자신을 끔찍히 아끼는 것도
또 미안해 하는 것도 다 안다.
그래서 다정하게 대하고 싶은데,
기분 좋고 세상이 아름다울 때는
그렇게 대하는데,
오늘처럼 맘이 좀 안좋을 때는
툴툴거리게 된다.
안그럴려고 하는데,
내맘 그대로 표출되어 엄마를
절절매게 한다.
또 절절매는 엄마의 모습이 싫어
더 거칠게 대한다.
괜시리 손난로를 찾다가
새로 사놓지 않았다고 버럭 성질을 냈다.
아~ 절절매는 엄마,
울컥하는 엄마,
엄마의 레파토리...
알아, 알아...
괜한 화풀이에 미안해졌지만,
늘 그렇듯이 그냥 넘어간다...
엄마도 체념한다.
엄마와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다.
왜 아들들은 엄마에게 툴툴대는 것일까?
저 기분좋을 때는 달라붙어 응석을 부리고,
조금이라도 기분이 안좋으면
그 화풀이를 엄마에게 하는 걸까?
나도 늘 당하는 일이다.
괜히 지은 죄도 없이 절절 매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억울해져서,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생색질을 하게 된다.
선재와 엄마의 마지막모습에
나와 아들들의 모습이 겹쳐 씁쓸하고
여전히 아들들의 심리가 모호하다.
도대체 아들이란 것들은 왜 그런 것일까??
만만하기때문일까?
제 불편한 심사를 그렇게라도 표출해야
제 현실이 좀 가벼워지고 버거운 현실을
헤쳐나가게 되는 것일까?
선재가 쪽팔리다고 주먹으로 발길질로
차는 샌드백신세가 바로
선재의 엄마이자 나의 모습인 것 같아서
샌드백과 한몸이 되어 아프고 아팠다. ㅠㅠ
에구~ 불효자는 웁니다.
녀석아~ 그노무 손난로가 뭐라고
그걸로 툴툴거려서
엄마맘 무겁게 해서
새벽부터 그거 사러 사방팔방 돌아다니게 했니??
에구~~~
녀석아~ 네가 샌드백 치고,
엄마맘 칠 때 불안불안했다.
ㅠㅠㅠㅠ
아~~
난 벌써 선재와 혜원과 혼아일체가 되었나보다.
장례식장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선재를 보는데 울컥 눈을 감고 싶었다.
대사 하나라도 장면 하나라도 놓칠까봐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모든 오감을 텔레비젼을 향하게 하고 있는 내가...
아직 스물한살,
아직은 부모의 그늘아래서 보호받고
공부해야 할 나이,
고아, 이선재,
그놈아가 너무 가엾고 가여워서
외면하고 싶었다.
도저히 못보겠다고 돌아서는 혜원의 심정그대로...
긴장했지? 그러니 뒤로 갈수록 박자가 빨라지지?
막대기 들고 위협하는 혜원샘께
때리시면 맞겠습니다,라고... ㅠㅠ 얼마나 맞고 컸으면...
허리 끌러,라는 혜원샘께
또 벗고 맞나요?라고 천진난만하게 진지하게 댓구하는 선재.
ㅠㅠ 아구야, 울 선재, 벗고도 맞았구나.
결국 흑심, 사심, 잡심 만발이라는 최악의 혹평을 듣고야 마는 선재. ㅠㅠ
모처럼 하나 얻어걸린 천재제자에 그야말로 넋아웃된 저 강준형교수의
천진난만함이 찌질함이 속물성이 왜이리 귀여운거야?
실제로 보면 저런 인물, 최악일텐데... 역겨울텐데...
셔츠마저 홀랑홀랑 저급하신 저 박혁권이라는 배우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ㅋㅋ
피아노를 팔아버리며 모든걸 비운듯한 이 처연한 표정,
이른아침, 푸른 색감과 함께 참 깨끗하게 느껴진다.
3. 리흐테르
양평에서 공익근무를 하는 선재.
왜 양평일까?
공익근무는 주소지로 하지 않는가?
무언가 연고가 있는 곳인가보다.
예를 들어 고향이라든가...
피아노를 팔아치우고
다 끊고 군입대를 한다.
가버리라고 그래,
인생 그렇게 꼬인 놈들은
안되게 되어있어,라는 강준형교수의
독설을 뒤로 하고...
혜원의 아쉬움과 한숨을 뒤로 하고...
비록 입시비리의 면피용으로
체면살리기 위해서
비리를 가리기 위해서
불순한 의도로 받아들인 제자지만,
그래도 선재를 향한 강준형교수의
일면 순수하게 진정한 피아니스트 제자를
키우고 싶은 열정또한 가여웠다.
가버리라고 화를 냈지만,
인생 꼬인놈이라고 체념했지만,
그의 꿈 또한 좌절되었음을
그럼에도 선재가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것 같아,
버럭 강준형교수에게 더 눈길이 갔다.
조용히 한숨을 내쉬는 혜원보다...
그렇게 독하게
제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일생일대의 선생님을 포기한 채로
묵묵히 공익근무를 하는 선재에게
혜원은 리흐테르 전기를 보낸다.
돌아와라,
너는 내 가장 뛰어난 제자이다.
묵을 곳이 없었지만 어디에서든 연습을 했다.
스승의 비좁은 아파트에서 신세를 질 때
나는 피아노 밑에서 잤다.
피아노를 치는 리흐테르의 사진에
울컥 눈물을 흘리는 선재.
흔들리고 흔들려서
공무집행 트럭을 몰고 서울로 향한다.
여기서 잠깐...
공익이 공무집행트럭으로 근무지 이탈해도 됩니까?
몰갔네요.ㅋㅋ
저예요. 선재요.
너구나, 근데 좀 달라보인다.
그새 좀 컸나?
책은 받았어? 어땠어?
흔들리더라구요. 다 끊었었는데...
흔들렸으면 됐어. 그러라고 보냈어.
네 재주가 아까워서...
아직 많이 힘들구나.
아뇨, 저는 넘 잘 지내요.
그러니 그런거 보내지 마세요.
거짓말 하면 못쓰지,
선생님한테...
네, 거짓말이예요.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지옥인데...
저런...
지옥에 사는 아이가 넘 가여워서
뺨을 어루만지는 혜원...
그러지 마세요.
제가 돌아버리잖아요.
그러더니, 키스.
역시 과감할 때는 과감한 선재다.
헉~ 숨쉬기가 힘들 지경.
도덕과 윤리로 무장한 그녀, 혜원
밀쳐낼 줄 알았는데
받아들인다. 술기운덕분일까??
헉~
그러더니, 들어가자...라고 들어간다.
헉~ 오늘은 혜원샘에게 묻고 싶다.
어디를요???
아~ 이제 어디로 가는지,
4회를 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