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가을바다(못난이주의보105회)

쁘띠뜨 2013. 10. 18. 20:34

1. 가을바다

 

무척 추워보였다.

가을바다에 간 준수와 도희가...

웬 바람은 그리도 부는지...

도희 머리카락 흩날리고

준수 도희 커플 잠바 휘날리고...

 

무릎까지 걷어올려

드러난 종아리가 무척 시려보였다.

벌써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어버렸나?

 

준수, 도희는 한창 덥고 좋을 때

남들 다 가는 피서도 함 못가고,

그노무 신제품 출시한다고

죽어라~ 컴만 들여다보고,

또 영감 안떠오른다고

죽어라~ 달리기만 하면서

좋은 시절 다 날리고

잠시의 이별을 핑게로

겨우 이제야 당일치기로

춥고 쓸쓸한 바닷가로~

 

시린 바람에 얼굴은 파르르한데

시종일관 입가에 웃음기가 머물러 있다.

 

뭐가 그리 좋은가?

보는 내가 다 추워 죽겠구만...

 

그래도 할 건 또 다해주는 커플.

같이 걷다가

마주보고 웃다가

너무 예쁘면 안아도 주었다가...

보고만 있어도 좋은가?

손만 잡아도 좋은가?

옷깃만 스쳐도 찌르르한가?

 

준수가 도희를 높이 들어올려주니,

울 선수도희, 아래를 향해 키스한다.

으~~~~ 부끄부끄~~~

와~~~~~

지금까지 본 수많은 키스중에

최고의 키스라고 봅니다.

와우~~~~

도희 넌 이미 내집이야~ 키스를

훌쩍 뛰어넘는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런 키스~

 

근데 어디서 많이 봤다.ㅎㅎㅎ

너목들의 종석과 보영의 그 유명한 들어올림키스.

와우~ 들어올림키스 후, 수줍어서

멀찌기 도망쳐 거리를 확보한 후 웃는

종석의 환한 웃음이 키포인트였던 그 키스...

 

근데 울 준수, 도희 들어올림키스도 못지 않다.

울 뽀뽀선수커플 준수, 도희가 그깟 들어올림키스로

수줍어하겠는가?

멀찌기 도망치겠는가?

 

그래도 들마에서 본 키스, 흉내내어보고는

까무라치게 좋아하는 도희의 수줍은 표정과

수줍게 꽉 준수의 목을 껴안는 포옹,

준수의 겸연쩍고 행복한 표정만으로도

그 둘의 설렘과 벅참이 그대로 내게 전해왔다.

 

순간, 내내 느껴졌던 가을바다의 시린바람이

갑자기 사라졌다.

주변에서 팡팡팡~ 불꽃놀이를 하는 것마냥

갑자기 환한 빛이 펼쳐졌다.

 

아~ 준수, 도희는 저 들어올림키스와

저 설레고 수줍은 행복을 보여주려고

뒤늦은 가을바다에 간 것이구나~

뒤늦은 깨달음이~~

 

여보~ 여보~

코맹맹이 도희의 소리~

여보! 짧게 겨우 답하는 수줍은 준수.

아~ 이들의 신혼부부흉내가 좀 슬펐다.

반대에 부딪힌 커플의 신혼부부흉내는 슬프다.

지금 이룰 수 없는 꿈이므로...

이루고 싶은 꿈이므로...

 

그리고 자꾸 아이들을 많이 낳는다는 말도 슬펐다.

자꾸 꿈을 꾸는 것 같아서...

 

내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사흘만 더~ 공약을

도희가 갈아엎는다.

 

살아 있을 때 헤어짐은

1년으로 족하다고...

이렇게 흰머리가 되어서

어깨를 기대고 있다가

스르르 함께 가자고...

 

어차피 많이 낳은 아이들이

묻어줄거니, 그러자고,

사흘만 더~ 공약 준수씨도

흔쾌히 받아들인다.

도희보다 사흘만 더 살겠다는 준수씨가

그냥 같은 날 가는걸로~~

 

아구~ 이것들아~

사는게 죽는게

그렇게 너희들 맘대로

우리들 맘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냐?

 

어쨌든 꿈이니까...

이들은 지금 사랑에 키스에 꿈에 취해 있으니까....

 

가을바다를 맨발로 거닐며

웃고 안고 키스하고

도란도란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

조금은 슬프기도

조금은 스산하기도 했지만

아주 많이 예쁘고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음~~~~ 근데

그 촌스런 꽃마차는 꼭 타야 했냐고요???

와우~~~ 꽃마차안 신혼부부 흉내내기는

정말이지, 이들의 유치함에

적응완료되었다고 자신만만하던

나를 다시 시험에 들게 했네요.

휴~~~~~

그것도 신혼부부라고 한바퀴 더~

예쁘다고 한바퀴 더~

헉~~~ 놀라 기절할 뻔 했네요.

주구장창 꽃마차 탈까봐~

 

그나저나 강릉을 당일치기로~

와우~ 강철체력커플이야, 역쉬~

 

새벽에 갔다가 새벽에 돌아왔나보다.

걍 쓸쓸한 가을바다를

아주 뜨거운 가을바다로 만든 것으로

이들의 바다여행을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꼭 돌아와서

인주샘집 마당에서 마무리했어야 했을까?

그놈의 사리타령을 꼭 해야 했을까?

음~~ 진도 안나가도 좋고요,

플라토닉 러브하는 것도 좋은데요,

덮치려는 도희,

지키려는 준수설정은 좀 그만 했으면...ㅠㅠ

 

아휴~ 민망해라~

사리 나오겠다는 도희도

사리 안나온다는 준수도

원수 갚는 날 있을거란 준수도

정말이지 넘넘넘 민망했어요. ㅜㅜ

 

이들의 예쁜 가을바다추억에

애틋해하고 설레하다가

걍 에잇~하고 집어치고 싶었어요.ㅋㅋ

 

암튼 이 드라마는

냉탕과 온탕의 교차다.

진지와 코믹,

설렘과 유치의 짬뽕이다.

뭐 일일극이니 어쩔 수 없는 면은 인정하지만,

그 믹스비율인지 믹스방법인지가

언밸런스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묘한 끌림이 있는건가?

참참참... 미묘하다, 그 지점이....

 

ㅋㅋㅋ 현석이 짧은 영어 쓰지 말라고 했는데...

뭐 현석이 내 애인은 아니니까...

 

2. 준수의 고백

 

나회장님의 준수사랑이 지극하다.

도희의 짝으로까지 생각하고 계시나보다.

 

준수를 도희의 짝으로 성장시키려고

플랜을 짜시고

준수에게 그 플랜을 제시한다.

 

이제는 더이상 고백을 미룰 수 없는 준수,

무릎꿇고 고백한다.

 

'십년전에 사람을 죽였습니다.'

 

휴~~~~

이제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준수가 이렇게 무릎꿇고 고백하는 일이...

이젠 없겠지?

 

이 고백이 마지막 고백이길 바라고,

이 고백후 겪는 시련이 마지막 시련이길 바래본다.

 

그러니, 제~발~

나리야~ 이제 걍 기억해내라~

큰오빠의 보호속에서 박차고 나와라~

현석아~ 너도 이제 비겁함 접고

당당하게 맞서라~

 

 

 

 

 

 

 

 

 

 

 

<못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