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소통의 실패

쁘띠뜨 2013. 10. 5. 14:07

애초에 첨 준수이야기를 시작할 때

내맘이 참 오만했었다.

 

온라인상 사이버세계에서의 소통은

가짜라고...

글로 소통한 듯하나

결국은 글속에 숨은 수많은 행간을

읽지 못해...

사이버세상이 현실세상으로 탈바꿈할 때

소통은 결국 허사가 된다고...

 

결국 글이란건

자기가 읽고 싶은대로 읽고

자기경험과 지식을 통해 해석된다고...

 

어쩌면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또한

그럴 것이다....

 

똑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소통을 포기하고

그저 허공에 대고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준수이야기가 내안에서 넘친다고

그저 토해내고 싶다고

그렇게 준수이야기를 시작했었다.

 

첨부터 난 다른 사람의 느낌이나 생각을

듣고 느끼고 공감하고 싶은 맘 자체가 없었다.

그저 내 생각만 내 느낌만 고집하며

토해 내고 싶었다.

 

드라마를 보고나면,

바로 준수이야기를 쓴다.

 

다른 사람들의 느낌을 읽게 되면

내 느낌이 훼손될까봐...

 

그렇게 내 느낌을 글로 써버리면

난 그 느낌에 고집하게 된다.

어쩌면 들마를 보면서

그 느낌외에 또 다른 느낌을 약간은

가졌을 수도 있는데도

걍 그렇게 내 느낌에 취해버린다.

 

아마도 다른 수많은 십퍼센트의

못주 시청자들과 생각의 간격이

느낌의 간격이 벌어진 주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의 그런 고집이...

 

내가 좋은 장면에서 다른 이들은 분노하고

내가 싫어서 비아냥거리는 장면에서

다른 이들은 감동하고...

 

그런게 하나하나 쌓이다보니,

이제는 외롭기까지 하다.

괴롭기까지 하다.

 

아무리 소통을 포기한 수다였지만,

그래도 공감대를 가질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너무나도 외로운 일이다.

 

그 극단적인 예가

바로 어제 96회였다.

난 준수의 지독한 사랑이 너무 와닿아서

절절히 울고 그놈의 아름다움에

감탄했건만...

다른 수많은 이들은 분노한다.

 

하나하나 이들은 왜 분노할까?

글들을 읽어보고

공감할 수 없음에

그 분노의 소란스러움에

한치의 다른 생각을 허용할 수 없는

오만에 절망을 했다.

 

그러나 소수인 나또한,

그들의 말을 진심으로 들으려 하지는 않는다.

혹시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나...

내 입맛에 맞는 느낌은 없나... 찾을 뿐...

 

결국 나역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시 또 내 생각만 내 느낌만 고집한다.

고집불통 벽창호가 된 느낌...

사방을 내 편견으로 된 울타리를 쳐놓고

내스스로를 가둔 느낌...

 

애초 시작부터 불순했다.

소통을 거부한 수다부터가 잘못되었다.

 

참 혼란스럽고 외로운 밤을 보내고

밝은 해가 떴는데도

내 가족은 여전히 내 곁에 따뜻하게

존재하는데도

온라인상 세계가 외로워...

나는 덜덜 떨고 있다. 사무치게...

 

그런데 난 왜 이렇게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나??

 

그동안 수많은 준수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외항선타령 준수도...

새털처럼 가벼운 준수도...

비와이에 들어간 준수도...

도희곁에 죽을 힘을 다해 있는 준수도...

 

그 준수를 이해하고 싶었다.

다른 들마라면 캐릭의 변질이라고

외면하고 접었을 준수를

난 이미 깊이 사랑해 버려서,

그를 끝없이 이해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외면하고 싶었던

십년전 그 사건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사건에서 그런 선택을 한

준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못주도 준수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나름 참 열심히도 궁리했다.

 

준수는 어떤 맘으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준수는 왜 그랬을까???

 

그 맘을 따라가다보니,

어제의 준수가 이해되었다.

아니... 이해할 수는 없다.

애초에 준수는 내 이해를 벗어난 인물이다.

현실속에서 존재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렇게 이해해 보고 싶은 인물일 뿐이다...

 

너무나도 많이 준수생각을 해서일까?

나는 그냥 준수의 지독히도 큰 사랑이 와닿았다.

그렇게 십년전 사건에 대해

집착하다보니,

오히려 지금 도희와의 사랑이

툭툭 튀어보인다.

오히려 내겐....

 

모르겠다... 못주를... 준수를...

그저 나에게 와닿으면 공감하고 감동하는거고...

그게 아니면 실망하는거다...

 

논리적인 설명도

할 수 없고

또 하고 싶지도 않다.

 

못주를 보면서

준수를 사랑하면서

준수이야기를 하면서

참 외롭다.

 

애초에 내가 작정한 외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