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준수의 선택(못난이주의보84회)

쁘띠뜨 2013. 9. 17. 21:14

지금껏 난 십년전 비오는 날의

준수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준수가 엄마맘이었다고 해도

아무리 착하고 예쁘고 사랑해준 엄마가

가족은 손을 놓는게 아니라고 했어도

진실을 거짓으로 덮는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현석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그러나 84회

경태아버지의 눈물콧물 연기와 대사를

듣다보니, 그날 준수의 선택이

어쩌면 옳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경태아버지,

국회의원이었던 분.

2등인 아들을 못참아했던 분.

그래서 1등인 현석을 못마땅해 했던 분.

 

경태와 현석이 투닥거려

교장실에서 학부모로서

준수와 대면했던 그분.

 

여러 정황 무시하고

자기 자식이외에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또 일부러 외면했던 그분.

 

나의 아들이라면 당연히 1등이어야 하고

나의 아들이라면 당연히

싸움따위 먼저 걸지 않았다 여기고

또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해도

충분히 사실을 진실을 왜곡할 힘을

가지고 계셨던 그분.

 

준수는 물론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제 동생 현석의 말을 믿었고

학부모로서 당당하게 현석은

그런 비열한 학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현석과 장난질하며

뚜벅뚜벅 집으로 향했다.

 

경태와 이의원님은

좋은 차 안에서 그들의 장난질을

불쾌하게 바라보았다.

 

키만 멀대같이 클 뿐,

비리비리 말라깽이같은 당당한 형과

개천에 난 용마냥

1등을 가로챈 얄미운 동생을...

 

마냥 사람좋은 미소 지으며

헤헤거리며 네네 하며

좋은게 좋은거다, 하고 넘어갈 것 같던

준수가

보기좋게 당당하게

현석을 변호하는 모습이

너무나 상쾌하고 유쾌했다.

 

아! 저녀석은 마냥 실실대는 놈이 아니구나~

줏대란게 있고

권력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이 있구나~

그 당당함을 뒷받침할 자신감이란게 있구나~

이런 생각으로 입을 헤~ 벌리고 감탄했다.

 

아마도 그런 모습이

경태와 경태아버지에겐

더 충격이고 자존심 상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경태는 현석을 이기고 싶었고

현석을 상처내고 싶었고

경태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

이들 형제를 굴복시키고 싶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가슴에 묻는다.

살았을 때보다 더더욱 깊이깊이 사랑하며

가슴속에서 키운다.

 

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들

외아들을 잃은 경태아버지의 한이

식겠는가?

잊혀지겠는가?

 

시간이 흘러 애통함이 커져가고

그럴수록 두 형제를 향한 원망이 커져갈 것이다.

 

경태아버지는 그렇게

원망을 키워갔고 자신은 병들어갔다.

원망이란 미움이란 그렇게 자기자신에게도 향해서

자신까지 같이 망가뜨린다.

그 힘들고 괴로운 길을 그분은 걷고 있다.

자식을 잃었기에....

 

큰오빠를 잃고

날이면 날마다 가슴을 삭히시며

애통해하던 엄마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큰오빠를 그리워하며

떠나시던 모습을 보았던 나는

경태아버지의 그런 비통함이

바로 이해가 되었다.

걍 이해가 되었다.

준수가 도희를 그냥 이해해 버린 것처럼...

 

준수는 어려서부터 약장사를 하며

세상살이를 시작했다.

그래서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세상을 사람을 잘 알지도 모른다.

 

힘있는 사람들이

가난하고 힘없고 부모없는 아이들을

어찌 대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그 힘을

어디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

 

비록 학교에선 당당하게 현석을 변호했지만,

단순한 투닥투닥 싸움이 아닌,

살인이라는 큰 사건에서

과연 현석을 보호할 수 있을지,

힘을 가진 경태아버지로부터

현석을 보호하지 못하리란 건

본능적으로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실치사가 살인으로 변질되리란 걸

준수가 알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에...

경태아버지의 힘을 알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에...

 

그래서 준수는 그렇게 동생을

뒤로 숨길 수밖에 없었다.

 

아~ 과실치사인데

왜 현석의 과실치사인데

굳이 준수가 자신이 살인자가

되었을까??? 의아함이 풀렸다.

 

준수는 자신이 십자가를 짊어졌다.

경태를 죽인 사람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고

또 경태아버지의 증오도 받아냈고

자기자신에게조차도 살인자라 세뇌하고

아니... 진실을 감추었기에

더더욱 그 죄책감을 더 크게 갖고 있었다.

 

진실로 준수는

경태아버지에게 참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자식을 죽였다는

누군가의 연인이 되고

누군가의 아비가 되었을 그 아이를

죽였다는 그 죄책감을

스스로 짊어지고 있다.

 

준수가 그러지 않았다면

현석은 살인자가 되었을 것이고

다시 재기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현석은 준수와는 다르게

공부말고는 재주가 없는 외곬수니까...

 

어쩌면 진실이 밝혀져서

현석의 충격이 클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현석은 지금 그 어리던 고등학생이

아니지 않는가?

 

엄마맘이었던 준수의 그날의 선택.

그 선택이 지금의 반듯하고 심지굳은 현석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경태아버지의 신파같은 대사에서

준수의 선택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와서...

 

 

 

 

자전거씬이 넘 이뻐서~

 

투닥투닥 행복한 공남매와

이를 부러운 듯, 행복한 듯 지켜보며

마냥 좋은 철수의 환한 웃음이 좋아서~

 

볼뽀뽀후 부끄러워하시는 준수가 좋아서~ㅎㅎ

이 커플 참 요상하다.

과연 저 키스에서 멈출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의문을 자아내던 진한 키스까지 하시던 커플이

또 고깟 볼뽀뽀로 이렇게 부끄러워 하시다니...ㅋㅋ

참 재밌는 커플이야~

아마도 삘~의 문제인 모양.ㅋㅋㅋ

 

<좐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