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묵묵한 준수(못난이주의보83회)

쁘띠뜨 2013. 9. 15. 16:29

1. 실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내가 일하는 곳은 아주 바쁘다.

게다가 경쟁업소가 바로 눈앞에 있다.

그래서 속전속결이어야 한다.

속도를 강조할 때는

실수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 또한 용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일을 정신없이 헤치울 때도

늘 마지막엔 숨을 고르고

체크를 한다. 하나하나 일일히...

그 짧은 순간에도 잠시 다른 생각이 끼어들때면

(요즘은 주로 준수생각...ㅋㅋ)

여지없이 실수가 나온다.

그러면 급하게 다시 수정.

 

누구나 살면서 크게 작게 실수를 한다.

문제는 그 실수를 언제 발견하느냐.

실수를 수정할 수 있는 순간이나 아니냐.

또 이미 수정하기엔 늦은 순간에

발견될 때는 어떻게 일을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실수를 은근슬쩍 덮고 넘어가는게

더 현명할 수도 있고

실수를 과감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고

뒷수습을 하는게 더 현명할 수도 있다.

그것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그런 판단은 역시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고.

 

사실, 난 김경태이든, 이경태이든

이름이 중요치 않았다.

스토리 흐름을 중요시하는 나는

나이가 좀 어긋나도

이름이 좀 틀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아니라면 너그러이 넘기는 편이다.

스토리 흐름에 일일히 딴지거는

까칠함에 비하면 참 묘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실수가 발견되었다면

어떻게 해결할지...

못난이 제작진은 실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팀인지 궁금했다.

 

그냥 김경태로 우기고 갈 수도 있고

(그러나 넘 많은 팬들이 알고 있어 힘들겠다.

이 드라마가 초기에 너무 좋았던 탓이다.

보고 또 보고 싶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대사를 삽입해서

수정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경우엔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과연 재촬영할 시간여유나 있을까?)

 

결과는 아주 훌륭했다.

이변이 좀 더더 찌질하고 야비한 놈이

되긴 했어도,

팬이 아닌 대부분의 시청자는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나도 찌질한 이변을 욕했지,

그다지 어색함을 몰랐다.

어쩌면 첨부터 의도한 것인가?했을 정도로...

 

난 이번 실수에 대처하는

못난이주의보의 임기응변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런 대사를 만들어준

작가님도 역시나 프로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실수는 안하는게 최선이지만

이미 벌어진 실수를 이렇게 뒤처리하는 것도

실수를 안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넘어간 첫장면에 감사하며

시작한 83회는 무척이나 훌륭했다.

내가 뭔 못주 관계자냐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조금만 스토리 어긋나고 유치하고

끈적거려도 투덜투덜거리기나 하는 주제에...

 

2. 묵묵한 준수

 

이변은 준수를 야비한 놈이라 한다.

도희에게 모든 악역을 맡겨놓고

저는 뒤에서 고고한 척 한다고...

웹툰에서의 변명은 공치사는

도희가 한 일이라고

준수는 아마도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할 거라고...

 

그러나 준수는 그러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자신이기에

그런 발뺌따위는 하지 않았다.

 

현석의 과실치사를 뒤집어 쓴것도 자신이고

도희를 사랑한 것도

도희를 초조하게 하여 그런 약은 수를 쓰게 한 것도

자신임을 준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변명하고 남탓을 하면

좀 가벼워질텐데

그러지 않고

모든 짐을 그 가여운 어깨에 짊어진다.

 

그런 준수가 좋다.

주저리주저리 변명하지 않는 준수가 좋다.

한번 짊어지기로 한 짐,

어떤 힘든 고비가 있어도

어떤 억울함이 있어도

묵묵히 책임감 있게 지고 가는 준수가 좋다.

 

도희를 탓하지 않고

이해해 주고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감당하는

준수가 안타까우면서도

듬직하고 좋다.

사내답다.

 

그런 준수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자신의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
자신이 잘 살아온 것인가?하는 의문이다.

다른사람들이 던지는 돌이 아니라...

그런 돌은 언제든 어디서든 맞을 각오가

되어 있는 준수이다.

 

자신의 결정이

너무 현석, 진주, 나리를 포함한

가족만을 생각한 결정이었던가?

경태에 대한 죄책감을 벗을 수가 없다.

그 죄책감역시 준수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것이

꿈만 같아서 기적만 같아서

오히려 두렵다.

 

너무나 날카로워서 삐뚤어질까 걱정했던 진주도

결혼해서 잘 살고 아이까지 가졌고(곧 별거할거래~ 메롱~)

준수때문에 공부 때려치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을까

염려했던 현석도 훌륭한 검사가 되어있고

나리는 꿈을 찾아 날기 시작했고

준수 또한 꿈을 찾아 달리고 있지 않은가?

아마도 그래서 더 두려운가보다.

이 행복함이 죄책감위에 자리잡은게...

이래도 되는지...

 

현석은 잘 살아온거라고 답해준다.

형이 아니었다면 셋은 뿔뿔히 흩어졌을거라고...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는

엄마의 가르침을 목숨처럼 따르는 준수는

그거면 되었다. 그거면...

 

오늘 준수의 살아온 삶이 새삼 다가와서

마음 아팠다.

그녀석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힘들었을지...

 

어떤 변명하나 하지않고

자신이 살인자라고 묵묵히 인정하고

날아오는 돌을 맞고 살아가야 했던

준수의 죄책감의 무게가 버겁게 보였다.

 

변명하지 않는 놈이기에

날아오는 돌을 피하지 않는 겸허하고 의연한 놈이기에

그놈이 좋으면서도 가엾다.

 

이렇게 준수는 다시 또 내안에 들어온다.

준수는 늘 들락날락한다. 내맘에...

참 들쭉날쭉한 준수이고 못주이다.

몇회는 넌덜머리나게 질리게 하고

또 한번은 이렇게 상큼하게 감동을 주고

준수를 이해시켜준다.

 

뭐 그러니... 오늘은 어떤 날일까?

궁금해 하며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도

나름 재미라면 재미다.ㅎㅎㅎ

그나저나 요즘 준수, 참 이쁘다.

예고편의 니트준수, 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올 가을은 복고컨셉인가?

울 큰놈이 좋아하는 패션스탈이다.

 

 

 

 

 

 

 

 

 

<좐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