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물 흐르듯이(못난이주의보74회)

쁘띠뜨 2013. 8. 30. 21:00

오늘은 참 자연스럽게 봤다.

며칠 투덜투덜거리며 거리를 배회한 탓인가,

진이 다 빠져 있던 내게

오늘 못주는 물 흐르듯이 서서히 스며들어

거부감이 덜했다.

 

1. 진주와 철수의 추억 흉내내기

 

정자여사의 낙태종용으로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절감하는

철수는 그동안의

찌질이 마마보이모드를 청산,

축복이 아빠로만 살 것을 선언하고

진주 또한 축복이가 태어날 때

축복할 수 있는 사람으로만 채우겠다며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아니, 사랑하기때문에 헤어지는

슬퍼도 너~~~~~무 슬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애절모드로 돌입한다.

 

한강변 노을 속

진주에게 사랑가득한 표현을 하고

그럼에도 헤어질 수밖에 없는

애잔함을 보여주고

시원하지만 얼음은 없는 과일주스 사러

멀어져가는 철수의 흩날리는 머리카락에

순간 설득될뻔 했다.

이들의 뜻모를 애절모드에...

 

그러나 철수는 내사랑 준수가 아니다.

눈물 한방울에 황금빛 노을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에 설득되기엔

내 사랑이 부족하다.

순간 혹했지만 도대체 이것들이

이혼을 한다는건지 걍 별거만 한다는건지

애매모호하게 간을 보는 작가님이

얄밉기만 하다.

 

추억의 로버트와 바바라의

사랑하지만 서로의 신념과 가치관,

행동양식의 차이로 인한 이별,

아이를 낳을 때까지 함께 하는

짧은 시간의 공유가

안타깝고 가슴 아팠던건

그들의 이별이유가

공감되었기때문이다.

 

진주와 철수의 이별이유.

정자여사.

철수는 도저히 엄마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인물이다.

정자여사에게 철수는 남편이자 아들이니까...

그런 엄마를 배반하는 것은

철수로서는 할 수 없는 일.

 

도저히 변할 수 없는 엄마,

그로 인해 상처받는 진주로 인해

헤어짐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낙태종용에 의한 거라는게

납득불가.

그것은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문제이고

지금처럼 철수가 엄마에게

때론 다정하게 때론 단호하게

처신한다면 해결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나...

아마도 내가 못주에 대한 불만의 물잔이

찰랑찰랑 차오를 쯤

벌어진 준수,도희의 귀신놀이

시대착오적 첫날밤 대사에

그만 그 물잔이 넘어 더이상

못주를 너그럽게 보지 못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해할만도 하겠다.

 

내내 되도록 정자여사의 뜻에

따르려고 노력했던 진주,

마마보이 철수에게 인내했던 진주가

그만 낙태종용에 더이상

정자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거라면...

오늘에야 그렇게 이해해 보고 싶다.

진주 철수의 뜻모를 애절모드를...

뜻모를 바바라 로버트 흉내내기를...

 

오늘 짧은 시간밖에 허락되지 않는

커플답게 부부이면서도

설레게 애틋하게 키스하는 이들을 보며

나도 이제 그만 이들의 한시적사랑을

받아들이고 같이 애잔해 주기로 맘먹었다.ㅋㅋ

 

따로 살아서 놓치는 것도 많겠지만,

늘 설레고 애인처럼 애틋해서 좋을거라는

이들의 철없는 추억 흉내내기...

음~~~~~~ 그래~~~~~~~~~

암튼 이혼은 안하고 별거만 할 모양이다.

모태동안 진주가 철수의 사랑을

자신하는 걸 보면...

 

음~~~~~~ 이래놓구선

또 걍 별거 안하기만 해봐!

용서 안하겠어!

이렇게 곧 다가올 이별을 빙자해서

설렘, 애틋, 애잔놀이 다 해놓구서

예전 결혼전 이별 재회를 밥먹듯이

했듯이 또 다시 걍 은근슬쩍 살기만 해봐!

용서 안하겠어! ㅋㅋㅋ

 

뭐 또 그러면 그것도 걍 며칠 지나서

내가 지쳐서 받아들이겠지만...ㅋㅋ

 

2. 현석, 주영의 얼토당토않은 로미오와 줄리엣놀이

 

오늘 주영의 대사가 딱 내맘이다.

제멋대로 현석을 좋아한다 했다가

또 현석이 다가오니 겁이나서 도망가고...

 

늘 이랬다 저랬다,

아니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 이상한 여자.

 

정말 난 주영이 현석을 사랑하는 과정도

현석이 주영에게 놀아나 맘을 여는 과정도

그리고 서로 마주보니,

갑자기 헤어져서는

무슨 지네가 세상에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도 되는 양

주영은 끙끙 앓고

현석은 비오기전 먹구름 낀 날이고

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역시 현석이 아무리 상큼하다지만,

내사랑 준수가 아니기때문이다.

 

사실 지금껏 준수이외의 등장인물에겐

애정자체가 없었다.

그들의 존재이유는 오로지 내사랑 준수를

빛내주기 위함이었다.

 

준수를 빛내주면 좋은 캐릭,

어둡게 하면 나쁜 캐릭이었다, 내겐...

 

사실, 다른 인물들에겐 애정이 없어서인지

설명이 불친절해서인지 공감도 되지 않았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내사랑 준수가

이들의 사랑을 맺어주기 위해 방자가 되었고

내사랑 준수의 짝, 도희가 향단이가 되어버린 지금

이들이 내사랑 못주의 메인커플이 되어버린 지금

난 이들을 이해해야만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못주를 계속 좋은 시선으로 보기 위해서...

 

오늘 주영의 대사들이

다행이도 나를 설득시킨다.

 

엄마에게서 아직 탯줄을 자르지 못한

미성숙한 주영의 모습.

자신조차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그저 엄마가 시키는대로

이끄는대로 살아왔던 주영이

엄마와의 탯줄을 자르고

제 사랑을 선택하는 일은

무척이나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라고...

 

어려서부터 할말이 많지만,

꾹 참아온 현석과

참 말을 많이 해왔지만

정작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못해왔던 주영의 소통과 사랑을

묵묵히 인정하기로 맘먹었다.

 

남들이 보기엔 단호하고 결단력 있어보이지만,

속으로는 참 많이 망설이고 수줍어한다는

현석은 내가 좋아하는 묵묵하고 진정성있는

우수깊은 엘리트 캐릭이다.

 

그런 현석이니,

현석이 택한 사랑도 함 공감해야겠다.

 

응석이나 부리던 주영도

이제 용기를 내었으니,

이쁘게 봐주련다.

 

3. 그냥 이대로... 그러나 다시 또... 준수

 

작가님의 못말리는 음치사랑에

정말 돌아버리겠다.

절대 음치는 다른 사람의 노래를

묵묵히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못들어주는데

자꾸 음치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우기는데 아주 미챠버리겠다.

 

뭐 그래~

내가 진주철수의 뜻모를 애절모드도

현석주영의 얼토당토않은 로미오줄리엣놀이도

받아들였는데

까짓~ 음치미학 하나 또 못받아들이겠나??

받아들이자~ 입 꽉 물고~

 

그려요, 음치는 다른 사람의 노래를

잘 들어주고 잘 받쳐주고 해서

음치가 낀 방은 아~~~주 잘 논다 쳐요.

 

준수의 음치철학을 빌려

성공적 인터뷰를 마치신 나회장님,

또 로비에서 신제품인지 구제품인지

입고 뛰는 준수를 발견하고

음치철학 칭찬, 밥산다 공약을 하신다.

 

또 바르디 바른 울 준수,

옥상에 올라가 폼나게 고민한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상처주고 싶지 않은 맘에

그냥 이대로 한세상 살면 안되겠냐고

굳이 도희의 가족들을 상처주면서까지

도희의 고리가 되어야겠냐고

망설인다.

 

허나 도희가 농담한단다.

뭐라 했지? 난 도희의 농담을 못들었는데..ㅠㅠ

 

어찌되었든 도희의 별 시답지않은 한마디에

울 준수, 망설임 때려치고

또 달린다. 뭐 해맑게 비장하게~

 

어제 도희의 엄마스런 도움에

'이건 아니잖아, 나도희!!'라며

제스스로 부딪히며 할거라며

오버스런 엄마 흉내는 내지말라던

버럭준수.

 

뭐 그런 차가운 매력도 좋겠지만,

역시나 27회의 삐돌이준수마냥

난 준수의 그런 버럭질이 이해가 안된다.

 

왜 꼭 유독 도희에게만 그러는지...

그래야 남자냐고???

제동생들에겐 늘 절절 매면서

그렇게 헌신적이고 애틋하면서

도희앞에서만 단호하게 나오는

그 쪼잔함에 기겁했다.

 

그런데 오늘 주영의 말을 들으려하지 않는

현석에게 단호하게

주영의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또 별탈 없다니까 지금은 가지만

나중에 그게 아니라면 패줄거라는

형아~ 준수는 참 멋졌다.

 

준수는 도희에게만 단호했던 게 아니었다.

현석에게도 단호할 땐 단호했구나...

ㅎㅎㅎ

다만 나리, 진주에게는 조심조심,

이러면 어떻겠니?

아이를 낳으면 어떻겠니?

그래도 안되겠니?라고

참 자상하게 달래고 얼르고 한다.

 

준수 너는 도대체 어떤 놈이냐?

정말 네 속이 궁금하다.

작가님과의 대화, 요런게 있다면

꼭 가서 물어보고 싶다,

준수가 어떤 놈인지....ㅎㅎㅎ

 

현석에게 단호한 준수는 멋지고

도희에게 야박한 준수는 싫고,

이건 또 무슨 심리인가?

 

아구~ 몰갔다.

어쨌든 오늘은

이들의 뜬금포 동대문시절놀이도

걍 거슬리지 않았고

뭐 대충대충 넘어갔다.ㅋㅋㅋ

다행이다.

애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어서...

ㅎㅎㅎ

 

 

 

 

 

<좐갤펌>

이제야 준수를 볼 용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