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환의 단막극(심청의 귀환)
단막극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베스트극장,
드라마시티를 끼고 살았다.
명화극장을 좋아하던 것과
비슷한 설렘으로 기다리고
재밌게 보고
감동 한아름 끌어안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설날, 추석특집극도
그런 비슷한 심리로
좋아한다.
질질 끄는 연속극의
반복되는 지루한 감정놀이에
지친 나는 그런 깔끔한
기승전결을 가진 단막극을
좋아한다.
예전엔 꽤나 완성도있는
그런 단막극이 많았다.
요즘 부활하고 있는
단막극은 참신하기도 하지만
완성도면에서 조금 떨어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아한다.
그런데
심청의 귀환,이란 작품은
도무지 기억에 없다.
뭘까?
2007년 설날 특집극인데
그때 난 무얼 했을까?
참참 기억이 없어 답답하다.
기억력, 암기력이 뛰어난 난
기억이 안나면 답답해서
죽으려고 한다.
하긴, 나이드니 나도 별 수 없긴 하다.
기억이 도통 안나는게 많다.
그런데 막상 심청의 귀환을 보니,
기억이 안나는 이유를 알겠다.
드럽게 재미없다.
소재 자체가 재미있기가 힘들테지만,
그래도 야심차게 설날 특집극으로
준비했을 땐
무언가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었을텐데...
그러니, 내가 아예 거들떠도 안보고
기억에도 없는거지.
그래도 이놈의 팬심이 뭔지
주환이 좀 보겠다고
기를 쓰고 참고
몸을 베베 꼬면서
애니팡까지 두들겨 가면서
기다렸다.
딱 1회 45분쯤인가?
세상에나~
끄트머리에 등장하더라.
그것도
대사빨 촌스럽고
발연기 비스무레한 것도 보이고...
'넌 누구냐?'로 등장하셨다.
주환, 홍이가...
내가 소지섭에 빠져서
소지섭 좀 보것다고
유리구두 4회까지 인내심 가지고 보다가
4회 끄트머리에서야 드뎌
선우, 김현주에게 국밥집 쟁반으로
뒤통수 맞으며 '넌 뭐야?'하고
등장했던 지섭, 철웅이 순간 생각났다.
아~ 아련하다.
기다리던 홍이가 드뎌 나와
순간 반갑고 역시나 어렸을 때라
귀엽고 이쁘기는 했지만
아무리 홍이, 주환이 나와도
재미없는 건 재미없다.
이 설날 특집극,
심청의 귀환은
청실, 홍실 엮어보자는
주환을 너무 단역취급했다.
주환, 홍이가 좀 더 살았다면
좀 더 비중있게 다루어졌다면
좋을 뻔 헀다.
다른 심청전과의 차별점은
바로 왕의 숨겨진 아들,
엄마의 한을 품고 사는
서늘한 홍이였을텐데
그 홍이가 그저 그런 청이 쫄자로 나와서
참 아쉬웠다.
모두가 아는 청이 스또~리 풀 시간에
홍이 스또~리를 풀었다면
나는 덜 지루했을테고
들마는 참신했을텐데...
쩝~
그래도 짜아~식, 구엽고 이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