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오해 그리고 이해(못난이주의보44회)

쁘띠뜨 2013. 7. 19. 20:20

준수가 게임선언을 하는 예고를

본 순간부터 난 참 많은 기대를 안고

못난이를 기다렸다.

 

그 기대에 부응할 땐 날아갈 듯 싶었고

그 기대에 못미치거나 좀 의아할 땐

준수의 캐릭터자체를 의심하기도 했다.

 

준수의 사랑에만 집중한 채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내게

물위의 기름마냥 둥둥 떠다니는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늘 내 모든 기대나 사심을

내려놓은 채 순하디 순한 맘으로

본 못난이주의보는

애초에 내가 알아봤으나

내 사심에 짓눌려 구석구석으로

숨어버린 미덕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보는 내내 혼자 좋아서 탄성을 질렀다.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진주이야기도

참 씩씩하고 밝고 건전하고 진취적으로

그려진다.

 

망한 철부지모자를 껴안고 가려는

진주가 넘 예쁘다.

다시 함 최선을 다해보겠단 진주가

참 예쁘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식상한 멘트를

날리는 철수도 오늘은

멋지기만 하다.

 

으~ 진주 결사반대를 표현하는

소파에 누운 정자아줌마의

등조차 사랑스럽더라.ㅋㅋ

 

이렇게 며칠만 참으면

좋은 꼴을 보게 될텐데

막장스또~리라고 흉본

내 손꾸락을 때리고 싶다.

 

이 드라마의 미덕 중 하나는

좀 답답하고 이해가 안되고

어둡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조금만 지나면

아~ 그랬었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구나~라고

이해하게 해주고 공감하게 해줘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늘 주영의 사랑이 의아했는데

사랑앞에서 알러지마저 불사하는

주영의 저돌성에 첨으로 웃었다.

아마 현석의 맘도 그러지 않았을까?

 

또 무슨 대기업회장님이

나리 매니저를 한다,하는지

설정 자체가 참참참 거시기하다고

느꼈었는데

나리와 반효정샘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매니저와 팬이라는 다중 정체성에 당당한

나상욱 매지저도 참 멋지고 훈훈했다.

 

내가 그동안 준수의 사랑에만

목매고 있을 동안 놓쳤던

많은 캐릭터들이 살아서

내게 하이~ 하고 인사하는 것 같아,

마구마구 즐거웠다.

 

물론 여전히 설정이나 이야기흐름이

레코드판 튀듯이 툭툭 끊기거나

매끄럽지 못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내가 그런 걸 감안하고도

이 드라마에 빠졌던 건,

바로 따뜻함이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긍정적인 마인드,

그런게 느껴져서였다.

 

툭툭 끊겨지는 느낌의 스토리에도

따뜻하고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또 재미있다.

무슨 사건이 없어도

이렇게 저들의 일상을 보는 것도

참 재밌겠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드라마,

이게 바로 내가 애초에 알아본

못난이주의보의 미덕이었다.

 

그걸 사심을 내려놓은 오늘에야

다시 느꼈다.

역시 버려야 채워지는게 맞다.ㅎㅎ

 

그리고...

내내 이해, 공감이 안되었던

내사랑 준수도

내 사심을 내려놓으니,

이해가 되더라.

그대로 받아들여지더라.

 

어제 준수가

직원이 되었든,

오른팔이 되었든

다시 도희옆으로 와서

무조건 감지덕지라

걍 눈감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사실을 고백하자면,

이별 담날 바로 도희옆으로 온게

참 개연성이란건 개나 줘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걍 유쾌하게 스토리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다 보니,

덜컹 준수의 맘이 내게 걸렸다.

 

'일과 결혼하려구요'라는 준수를 본 순간,

아~ 이놈은 도희곁에 있는 게 목표였던 놈이었구나.

애초에 도희고백을 받아들이고 게임선언을 한 것도

결국은 도희옆에 있기 위함이었고

그 선택이 결국은 도희를 떠날 수 밖에 없게 했고,

 

그리고,

이제 도희가 다른 세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안 순간,

이제는 자신이 닿을 수 없는 사람이기에

남자가 아닌 직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당위성을

자신에게 부여한 거구나.

 

준수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도희곁에 있기 위한 선택이었구나...

 

이런 이해가 되는 순간,

내가 그동안 숱하게

바보멍충이라느니,

미친놈이라느니,

비겁한놈이라느니,

욕해 왔던게 미안해졌다.

 

으~~~~~~~~

준수야, 미안해.

내가 생각이 넘넘 짧았어.

이게 다~ 네가 내눈에

콩깍지를 씌워 놓아서 그래~

흑~

 

내내 내 과욕에 가리워져

생겼던 오해들이

욕심을 내려놓은 오늘,

비로소 풀렸다.

이해가 되었다.

 

오늘따라 그렇게 준수도

이쁠 수가 없더라.

준수의 웃음을 원도 없이 봤다.

보는 내내 나도 입이 찢어지게 웃었다.

 

그리고 그놈의 천체망원경은

왜 저놈의 옥상에 있어

별타령을 하는지 몰랐었는데...

세상에~~~~

그것이 바로 준수와 도희의 오작교일 줄이야~

 

옥탑방 준수를 보러 오기위해

저놈의 천체망원경이

그렇게 5월부터 자빠져 있었구나~

생각하니, 천체망원경마저 사랑스러웠다.

 

게다가 준수의 회장님접견 쿠폰까지

제공해주다니~

 

암튼 천체망원경덕에

내눈과 내맘은 설레고 행복하겠더라.

 

앞으로는 그저 드라마가 이끄는대로

이대로 즐겨봐야겠다.

정말 오늘은 즐거웠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달그락거려 도저히

풀어내지 않고서는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아침에 비우기로 작정한

이집을 밤에 다시 찾아와서

*팔리게 주절거리고 있다.

 

준수만 중독인 줄 알았더니,

내겐 주절거리는 것도 중독이었나보다.

금단증상이 벌써 온다.

 

뭐 이것도 일시에 확~ 끊으면

부작용이 크니,

또 이렇게 생각이 달그락거리면

뭐 또 *팔리게 와서 주절거려야겠다.

내집인데... 뭘....ㅋㅋ

집도 안팔았는데... 뭘...

 

 

 

 

 

그토록 염원하던 준수의 환한 웃음을

실컷 보게 되어서 정말 행복했다.

 

 

 

그럼에도 슬쩍슬쩍 비치는

쓸쓸함, 그리움, 눈물이

참 아련하고 더 슬프다.

난 이렇게 준수의 밝음과 슬픔이 교차되는게 좋다.

주로 밝음이었으면 좋겠다.

난 준수가 웃을 때 더 슬프다.

 

헉~ 저 무식한 수건을 두른 준수가 섹시해 보이는 건 도당췌 뭔 시추?

저런 모습은 어릴 때 아버지가 풍겼던 이미지인데

이상하게도 저런 일상의 평범한 모습이 든든하고 섹시해 보인다.

 

아휴~ 예의도 바른 삼돌이 준수.

다소곳하다.

 

 

 

 

진주앞에서 짓는 저 웃음과 애틋한 눈물에 내가 얼마나 질투했었던가?

미안, 이제 질투하지 않을게.

맘껏 동생 사랑해~

 

 

 

저 망원경이 참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니깐.

오작교에

회장님과 만나는 고속엘리베이터역할까지.

 

역시 어설픈 내 캡쳐보다

능력자의 캡쳐가 훨씬 예쁘고 좋다.

좐갤에서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