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이야기

설레임(못난이주의보43회)

쁘띠뜨 2013. 7. 18. 21:53

거의 모든 들마의

가장 설레이고 유쾌한 지점은

3,4회이다.

 

그즈음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

사랑을 인지하기 전

알콩달콩 정을 쌓으며

설레임과 유쾌함을 선사한다.

 

돌이켜보면

내가 못난이주의보 준수에게

홀릭할 즈음이

준수가 동대문 가게에 갓 취직해서

멀미 고쳐준다는 다소 유치한 설정으로

알콩달콩

준수는 환한 미소를 짓고

도희는 짓궂은 장난을 칠 때쯤이다.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일은

바로 사랑의 시작즈음이 아닐까,한다.

드라마에서나 현실에서나...

참 많이 설레었다, 잠을 설쳐가며 두근두근...

 

그리고 휘몰아치듯

사랑을 깨닫고 고백하고 게임선언을 하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이별까지 했다.

 

준수의 비겁한 사랑에 안타까워하고

좀 더 용감한 사랑을 하기를 응원하고

 

그들의 손잡기, 키스, 백허그에 들뜨고

또 이별을 준비하는 준수를 보며

내속이 타들어가고,

드디어 진주와 현석을 핑게로

이별을 감행하는 준수를 원망했다.

 

이대로 며칠만 더 드라마가 진행된다면

얼마나 더 내 감성과 이성이 견뎌낼지

장담할 수 없었다.

 

드라마를 기다리는 일이 더는 설레고

즐겁지 않았다.

두려웠다.

오늘은 얼마나 더 비겁한 준수를 보게 될지,

그 비겁함을 원망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애증에

얼마나 더 감정적인 소모를 할지 두려웠다.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하고 싶었다.

어서 준수가 용감해지고

환한 웃음짓는 걸 보고 싶었다.

 

참 묘하다.

난 분명 깊은 슬픔에서 감동을 느끼는 사람인데

준수의 비겁한 슬픔에서는 안타까움만 더해 갔다.

 

그런데 이 드라마, 못난이주의보,

참 영리하다.

나를 가지고 밀고 당기기를 한다.

 

사랑시작의 설레임으로 한껏 잡아당겨 놓고서

또 깊은 어둠으로 멀리 내동댕이 치고

그리고 다시 또 새로운 시작으로

멀리 간 만큼

마치 용수철을 한껏 눌렀다 놓아버린 것처럼

다시 튀어올라 준수에게로 힘껏 당긴다.

 

동대문에 갓 취직했을 때 이상으로 설레게 한다.

지금 다시 오로지 충직한 직원,

쓸모있는 오른팔이 되겠다고 올라온 준수가...

 

모든 걸 원점으로 돌려서

충직한 직원과 내사람을 키우는 사장으로서

다시 또 알콩달콩을 시작하려 한다.

 

준수는 다시 환히 웃고

도희는 다소 진지하지만 미래를 꿈꾼다.

 

준수는 환한 웃음속에 감추어진 슬픔이 더 깊다.

겉으로는 아신또 준수로서 환한 웃음짓지만

내면에는 깊은 슬픔이 숨어있는 게 더 슬프다.

그래야 준수답다.

물론 내 멋대로 해석이지만...

 

내가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더 준수에게 당겨졌다면...

준수와 도희역시

겉으로는 사장과 직원이라는 관계아래 있지만

그 가슴속에 사랑이 아직도 살아있기에

이들의 관계, 사랑또한 더 아련하고 깊어질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또 다른 깊은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사랑의 시작에

나는 또 꿈을 꾼다.

나는 또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