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건 누구인가? (유령 2회)
사람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외모, 즉 가족, 친구, 동료를 포함한 타인들이
그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겉모습인가?
그 안에 깃든 영혼 또는 정신과 사고를 지배하는 뇌인가?
유령 2회까지 찬찬히 보고 나서 드는 의문이다.
과연 폭발사고로 죽은 건 누구인가?
겉모습이 죽은 김우현인가?
서른해 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뒤로 하고
김우현으로 살아야 하는 박기영인가?
이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살아남은 한 사람은 누구인가?
왼쪽의 박기영일까?
오른쪽의 김우현일까?
겉모습이 김우현이라고 해서...
진정 죽은 김우현은 아니다.
김우현이 죽었다는 실감이 나니,
추리물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이 밀려왔다.
난 추리물을 무척 좋아한다.
성격상 궁금한 건 못참는다.
꼭 범인을 알아야 하고 일의 선후를 알아야 한다.
그러다보니, 늘 추리물을 끼고 산다.
그런 내가 추리물에서 범인이 누구일까?외에
진실이 무엇일까? 외에 이런 감정에 빠진 건
참 드문 일이다.
그 이유는 뭐... 보다보면 알게 되겠지...
그렇다고 김우현의 겉모습에 깃든
이 박기영이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을까?
김우현과는 다른 정의의 기준을 당당하게 소리칠 수 있는
박기영의 서른해 삶을 감추고
김우현의 겉모습을 하고 살아야 하는 박기영일까? 과연
살아남은 이 사람은 김우현도...
박기영도 아니다.
서로 애틋했던 두 친구.
김우현과 박기영.
반듯하고 냉철한 김우현,
누가 뭐래도 자신의 정의에 당당했던 박기영.
다르지만 같은
같지만 다른 쌍둥이같은 이 둘을 버무려 살아가야 하는
박기영? 김우현?
이 둘이 모두 죽은 것도
모두 산 것도 아닌...
박기영, 김우현이 각각 죽은 슬픔이 몰아친다.
오늘은 그 둘의 죽음을 슬퍼한다.
그러나 다음엔
그들이 모두 죽음을 택하고 선택한 길.
진범을 찾는 길을 같이 따라 가겠지.
그래서 그 둘이 모두 죽은 게 아니라...
겉모습과 속모습에 그 둘이 모두 살아있음에
이 슬픔을 위로할 수 있 수 있길 기다린다.
다음 이야기를...
그나저나
이거이거
저 김우현의 겉모습을 한 박기영은 믿을 수 있는겨?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놈의 들마...
주인공마저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뭐 할 수 없지...
이미 코뀄는데 죽으나사나
믿고 따라가 봐야지.
박기영을...
그게 바로 유령을 보기로 작정한 나의 숙명.
속이면 속을 수 밖에 없는...
이렇게 또 자포자기하며
미스테리물을 따라가 보기는 첨이다.
날 잡아 잡수세요~~
이래 저래 접었던 캡쳐질까지 다시 시작해버렸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