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넘버원 포토이야기

이별 (로드넘버원 19-1)

쁘띠뜨 2010. 8. 27. 19:38

 

 

 

 

 

 

 

 

 

 

 

떠나는 8명과 남은 2명과의 이별.

 

원대복귀하는 8명을 눈물을 글썽이며 배웅하는 장우,

묵묵히 배웅하는 장우의 눈속에 담긴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

그래도 미련을 떨치려는 단호함이 보였다.

 

뒤늦게 뛰쳐나와 잘 싸워서 꼭 살아남으라는 당부를 하는 오종기.

그는 얼마나 같이 가고 싶었을까?

전역을 해야 하는데도 살아갈 곳이 군대밖에 없음을 절감하고 다시 돌아간 오종기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

 

그가 있어야 할 곳으로 떠나가는 전우들을 향한 그의 외침이

나도 데려가 줘~라고 외치는 듯해서 정말로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다.

 

있어야 할 곳, 있고 싶은 곳,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자기가 즐거운 곳을 떠나야 하는 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진심으로 그가 가엾고 가여웠다.

 

내가 누구냐?

나이롱뽕 쳐서 이 대위 계급장 딴거 아니란거 몰라?

피비린내나는 낙동강전선에서부터 죽음을 각오한 평양입성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영웅중의 영웅이란 걸 몰라?

 

나이롱뽕 영웅, 한영민이 적의 공격을 받고 허둥지둥하다

허망하게 가버렸다.

죽어버렸다.

 

아~ 한영민의 비참한 최후를 바래고 바래왔던 나는 

순간 멍~했다.

이게 뭔가??? 뭐지???

그의 죽음을 바랬으면서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의 참회라도 바랬던가?

결국 그는 그렇게 전사했고,

아마도 전사에는 그가 말한대로 

피비린내 나는 낙동강전선에서부터 죽음을 각오한 평양입성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영웅, 치열하게 전사,라고 기록될 수도...

 

나는 한영민이 진심으로 본인의 잘못과 허세를 깨닫고,

또 진실이 밝혀지길 바랬나보다.

 

그런 점에서 한영민의 죽음은

그를 미워한 내겐 분한 맘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없지, 진실이란게 그렇게 쉽게 밝혀지는 건 아니니까...

 

 

 

 

 

 

 

 

 

 

 

 

 

 

 

 

 

 

 

평생 오빠로 삼아 주겠다는 이쁜 소녀덕분에

착한 흉내라도 내고 살겠다는 오종기를 두고 가는 장우의 무거운 발걸음.

 

이놈의 전쟁터 다 잊고 새출발하라고 보내주는 종기.

2중대 선임하사는 언제까지나 형님입니다,라고 떠나는 장우.

 

많은 말로 많은 서운함으로 이별하지는 않지만,

장우의 팔을 잡는 종기의 얼굴에서

차마 떨치고 떠나지 못하는 발걸음을 떼야 하는 장우의 단호한 얼굴과 발걸음에서

그들의 이별의 스산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