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혁이야기
2-1 한국 가서 죽어...
쁘띠뜨
2009. 10. 15. 21:52
숨골 부근의 총알은 위험해서 제거를 못한채
홀로 사경을 헤매는...
그래도 깨어난다.
어떤 상실감일까?
지영, 그리고 삶의 상실감.
멋쟁이 무혁이가 부시시한 머리에,
할아버지들이 입을 법한 가디건에,
초췌하게 저렇게 비둘기들과 하릴없이 놀고 있다.
아~~~~ 가슴이 텅 빈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다.
돌진해 오는 차.
피하고
잡아서 공격.
안돼, 무혁아~ 안돼!! 지영의 목소리.
그래도 가디건, 자세히 보니
가을에 어울리는 예쁜 체크무늬 후드타입이다.
무혁아, 니 머리에 유탄이 그대로 남았어.
무리하면 안된대.
돌아온거지?
그럴 줄 알았지, 그럴 줄 알았다.
한국에 가! 비행기표랑 옷 몇가지랑 죽을때까지 쓰고도 남을 딸라 넣었어.
가! 오늘 저녁 비행기야.
죽더라도 한국 가서 죽어.
여기서 개죽음 하지 말고...
나... 죽냐???
무혁이 그리워하는 호주의 하늘, 구름...
저 가방, 왜 비석처럼 느껴지는건지...
저 지는 태양이 왜 저리 슬퍼 보이는지...
너의 흐트러진 머리조차도
너의 목에 걸린 반지목걸이조차도
처연하게 슬프다.
엄마를 찾으렴. 맘껏 응석도 부리고 사랑도 받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