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와의 이별(인욱이야기5)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둔
영주와의 관계가 끝이 났다.
영주는 인욱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가지고 싶었을 뿐이다.
영주만 잡으면
구질구질한 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날 놓치지 말라는 영주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텐데...
그럼에도 영주의 오만에
그만 영주와의 끈을 완전히 놓고 만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수정에게로 자꾸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인욱은...
또 엄마 얼굴의 멍자국!
용서할 수 없다.
"그 자식 어딨어?"
그래도 이렇게 편들어 줘서
대신 패주는 아들.
든든한 아들!
고마운데 너한텐 신세지고 싶지 않다.
고마운 줄 알면 된다고?
그럼 되는거냐?
그래, 고맙다.
결혼 관두기로 했어.
놀랍지 않아?
날 놓치지 마.
놓치고 싶지 않다.
경찰서에서 빼 준 예쁜 여자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엄마.
혼란스런 인욱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엄마에게 꼬라지 부리는걸
수정에게 들키고
*팔려 하는 인욱.
인욱이는 *팔리는 것도
폼나게 저렇게 절제하며
참담하게 쳐다보는 걸로 한다.
그래도 살뜰하게
소고기에 메추리알까지 넣은 장조림을
골라 담는 모자. 착하다, 인욱이.
참 처연해 보인다.
그리고 아름답다.
슬픈 인욱의 고개숙인 모습이...
정말 벗어나고 싶다.
이런 구질구질함에서...
놓치기 싫다. 영주를...
월차 왜 냈냐고?
애인이랑 여행이라도 다녀왔냐고?
내 꼴을 봐라!
이게 애인이랑 여행 다녀온 꼬락서니냐?
더 물어 볼 말 없으면 나갈란다.
짜아식! 치사하긴!
멀쩡한 서류 가지고 트집이야!
재민을 의식하며
영주의 전화를 받는 인욱이.
서늘한 사무실 밤공기와 더불어
재민과 인욱 사이의 차가운 기류.
첨부터 가진 재민을 바라보는 저 시선.
어디야? 영주는 만나기로 하는 인욱...
여기 오랜만이네.
추억의 장소에서 모처럼 그리운 느낌의 인욱.
그 시절엔 다 그렇게 유치한거지.
모처럼 영주 앞에서 설핏 웃는 인욱.
모처럼 풀어진 인욱.
추억은 그렇게 사람을 그립게 한다.
결혼을 완전히 쫑냈다고?
그게 나때문이라고?
그래?
날 사랑한다고?
나한테 왜 이러는거니?
니 감정으로 날 가지고 놀지마!
정재민이 널 놓은게 그렇게 분해?
사랑하니까 결혼이라도 하자는거야, 뭐야?
결혼은 안된다는것 알지 않냐고?
영주야!
내가 발리에서 물어 본 적 있지?
너한테 난 뭐냐고?
이제 알 것 같다.
영주에 대한 미련은 이걸로 끝이다.
넌 날 사랑한게 아냐.
날 갖고 싶은거야.
강인욱씨가 들어주었다고?
넌 나갔다 하면 우연히 아쭈 우연히 같이 만나서 나란히 들어오니?
그집에 자빠져 자질 않나,
업혀 들어오질 않나,
어머니를 만나질 않나,
찜은 내가 했는디, 어떻게 재미는 니가 다 본다.(미희)
내 말이 그말이야, 미희야.
우띠! 인욱이 무겁게시리...
얌전히 따라나 올것이지,
지금 인욱이랑 영주랑 영원한 이별을 하고 오는데,
엄마한테 잘하라는 둥(너나 잘하세요)
대기업 여직원은 무슨 일을 하냐는 둥,
얼마나 받냐는 둥... 주저리주저리...
울 인욱이는 시끄러운 것 싫어한다. 수정아!
게다가 술 한잔까지 사라고?
흐미~~ 뻔뻔한 것!
근디 또 사 주는 인욱이는 뭐냐고???
저 애틋하게 쳐다보는 눈은 또 뭐냐고?
도대체 수정인 전생에 나라를 몇이나 구했냐고?
어쩜 저런 눈빛을 받냐고?
노래도 못부르는구만.
게다가 이젠 노래까지 같이 부르고....
흐미~~ 이젠 또 어깨에 기대시고....
작업녀 수정의 기술에 놀라울 뿐이고!
노래 부를 때 저 아름다운 옆선에 황홀할 뿐이고!
속탄다, 속타!
어찌 찜은 내가 다 했는데,
재미는 니가 다 보냐고????
나도 속탄다. 미희야!
이뻐~ 니네들 이뻐~~
미희, 드디어 인욱이 어깨 점령.ㅋㅋ
내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를 부르며
사알짝 눈물 짓는 연기까지 하시는
수정양의 청순가련에 넘어가고 있는
불쌍한 중생.
정말 속탄다!
이제 미희까지 업는구나.
미희가 가볍니? 수정이가 가볍니?
뭐 맞는말만 하는 미희에게 이정도 써비스쯤이야!
단란한 이웃의 예쁜 모습이다.
집에 맥주 사 놓은거 있는데...
한잔 더 할래요?
미쳤어, 미쳤어, 인욱이...
술 사줘, 노래 부르게 해줘,
업고까지 들어와,
이젠 2차까지 대접하겠다고?
뭔 꼴을 보려고?
깔끔하다는 수정의 칭찬에 맘이 풀어지고
배 안고프냐고?
이젠 밥까지 해주시겠다고?
스타게티? 볶음밥?
탕!탕!탕!
누구지?
뭐야? 또 저건?
지네 동네에서나 놀것이지,
남의 동네에 왜 나타난거야? 재민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