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욱이야기

영주와의 이별(인욱이야기5)

쁘띠뜨 2009. 9. 18. 12:26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둔

영주와의 관계가 끝이 났다.

영주는 인욱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가지고 싶었을 뿐이다.

 

영주만 잡으면

구질구질한 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날 놓치지 말라는 영주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텐데...

 

그럼에도 영주의 오만에

그만 영주와의 끈을 완전히 놓고 만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수정에게로 자꾸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인욱은...

 

 

또 엄마 얼굴의 멍자국!

용서할 수 없다.

"그 자식 어딨어?"

그래도 이렇게 편들어 줘서

대신 패주는 아들.

든든한 아들!

 

고마운데 너한텐 신세지고 싶지 않다.

고마운 줄 알면 된다고?

그럼 되는거냐?

그래, 고맙다.

 

결혼 관두기로 했어.

놀랍지 않아?

날 놓치지 마. 

 

놓치고 싶지 않다. 

 

경찰서에서 빼 준 예쁜 여자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엄마.

혼란스런 인욱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엄마에게 꼬라지 부리는걸

수정에게 들키고

*팔려 하는 인욱.

인욱이는 *팔리는 것도

폼나게 저렇게 절제하며

참담하게 쳐다보는 걸로 한다.

 

그래도 살뜰하게

소고기에 메추리알까지 넣은 장조림을

골라 담는 모자. 착하다, 인욱이.

 

참 처연해 보인다.

 

그리고 아름답다.

슬픈 인욱의 고개숙인 모습이...

 

정말 벗어나고 싶다.

이런 구질구질함에서...

놓치기 싫다. 영주를...

 

월차 왜 냈냐고?

애인이랑 여행이라도 다녀왔냐고?

내 꼴을 봐라!

이게 애인이랑 여행 다녀온 꼬락서니냐?

 

더 물어 볼 말 없으면 나갈란다.

짜아식! 치사하긴!

멀쩡한 서류 가지고 트집이야!

 

재민을 의식하며

영주의 전화를 받는 인욱이.

서늘한 사무실 밤공기와 더불어

재민과 인욱 사이의 차가운 기류.

 

첨부터 가진 재민을 바라보는 저 시선.

 

어디야? 영주는 만나기로 하는 인욱...

 

여기 오랜만이네.

추억의 장소에서 모처럼 그리운 느낌의 인욱.

 

그 시절엔 다 그렇게 유치한거지.

 

모처럼 영주 앞에서 설핏 웃는 인욱.

모처럼 풀어진 인욱.

추억은 그렇게 사람을 그립게 한다.

 

결혼을 완전히 쫑냈다고?

 

그게 나때문이라고?

 

그래?

 

날 사랑한다고?

 

나한테 왜 이러는거니?

 

니 감정으로 날 가지고 놀지마!

 

정재민이 널 놓은게 그렇게 분해?

 

사랑하니까 결혼이라도 하자는거야, 뭐야?

결혼은 안된다는것 알지 않냐고?

 

영주야!

내가 발리에서 물어 본 적 있지?

너한테 난 뭐냐고?

이제 알 것 같다.

 

영주에 대한 미련은 이걸로 끝이다.

 

넌 날 사랑한게 아냐.

날 갖고 싶은거야.

 

강인욱씨가 들어주었다고?

넌 나갔다 하면 우연히 아쭈 우연히 같이 만나서 나란히 들어오니?

그집에 자빠져 자질 않나,

업혀 들어오질 않나,

어머니를 만나질 않나,

찜은 내가 했는디, 어떻게 재미는 니가 다 본다.(미희)

 

내 말이 그말이야, 미희야.

우띠! 인욱이 무겁게시리...

 

얌전히 따라나 올것이지,

지금 인욱이랑 영주랑 영원한 이별을 하고 오는데,

엄마한테 잘하라는 둥(너나 잘하세요)

대기업 여직원은 무슨 일을 하냐는 둥,

얼마나 받냐는 둥... 주저리주저리...

울 인욱이는 시끄러운 것 싫어한다. 수정아!

 

게다가 술 한잔까지 사라고?

흐미~~ 뻔뻔한 것!

근디 또 사 주는 인욱이는 뭐냐고???

 

저 애틋하게 쳐다보는 눈은 또 뭐냐고?

 

도대체 수정인 전생에 나라를 몇이나 구했냐고?

어쩜 저런 눈빛을 받냐고?

노래도 못부르는구만.

 

게다가 이젠 노래까지 같이 부르고....

 

흐미~~ 이젠 또 어깨에 기대시고....

작업녀 수정의 기술에 놀라울 뿐이고!

 

노래 부를 때 저 아름다운 옆선에 황홀할 뿐이고!

 

속탄다, 속타!

어찌 찜은 내가 다 했는데,

재미는 니가 다 보냐고????

 

나도 속탄다. 미희야!

 

이뻐~ 니네들 이뻐~~

미희, 드디어 인욱이 어깨 점령.ㅋㅋ

 

내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를 부르며

사알짝 눈물 짓는 연기까지 하시는

수정양의 청순가련에 넘어가고 있는

불쌍한 중생.

정말 속탄다!

 

이제 미희까지 업는구나.

미희가 가볍니? 수정이가 가볍니?

뭐 맞는말만 하는 미희에게 이정도 써비스쯤이야!

단란한 이웃의 예쁜 모습이다.

  

집에 맥주 사 놓은거 있는데...

 

한잔 더 할래요?

미쳤어, 미쳤어, 인욱이...

 

술 사줘, 노래 부르게 해줘,

업고까지 들어와,

이젠 2차까지 대접하겠다고?

뭔 꼴을 보려고?

 

깔끔하다는 수정의 칭찬에 맘이 풀어지고

 

배 안고프냐고?

이젠 밥까지 해주시겠다고?

스타게티? 볶음밥?

 

탕!탕!탕!

누구지?

 

뭐야? 또 저건?

 

지네 동네에서나 놀것이지,

남의 동네에 왜 나타난거야? 재민이는?